2020. 6. 21. 08:50ㆍ글/밀리
* 青とんぼ
유리 군의 조금 생각이 무거운 점 좋네…
오랜만에 온 고향은, 기억이랑 꽤나 변해 있었다.
당연하겠지, 벌써 10년 가까이 됐으니까.
이사한다고 들어서, 어딘가 먼 나라에 가는 듯한 기분이었던 걸 기억하고 있다.
실제론 신칸센이나 고속으로 몇 시간 정도 거리인데, 그 때의 나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내 발로 갈 수 있는 범위가 세계의 전부라고, 그런 아이에겐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조차가 고작이다.
그 시절에는 그 만큼, 세계가 어디까지나 널리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했던가.
마음 한구석에서, 그 장소에 다시 한 번 더 가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한 건 맞지만.
설마 실제로 돌아올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우연이란 재밌네.
일 할 시간에는 아직 여유가 있어. 우선 어딘가부터 보자.
그렇게 산책을 하다, 길모퉁이에 찻집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가게 있던가… 건물도 많이 변했고, 최근에 만들어진 걸까. 아니면 몰랐던 걸까.
하늘 고양이 찻집이라는 이름의 그 가게는, 처음 봤을 텐데 어딘가 그리움을 느끼며 서 있는 모습이었다.
마침 잘 됐어, 여기서 점심이라도 먹고 가자, 그렇게 편하게 들어갔었어.
거기서 그리운… 아니, 잊을 수 없는 얼굴을 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충격이었다. 나로서는 정말로 단순한 우연이었으니까.
확실히 이치카쨩네가 찻집이었다고 이전에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한 번 갈까 생각하는 사이에 헤어져버렸다.
그래서 그녀와 찻집이 좀처럼 이어지지 않았어.
이상하지 않았을까, 너무 친한 척 한 걸까.
그 후로 걱정이 쌓인다.
나 스스로도 사내답지 않다고 생각해. 하지만 예전부터 그랬으니까.
차라리 잊혀졌다면, 그랬다면 편해질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그걸 할 수 없었다. 못했다.
몇 년이나 계속 열쇠를 걸어 잠갔던 상자.
열쇠를 잃어버려, 더 이상 열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상자가, 갑자기, 열려버렸다.
다시 한 번 더 만난다면, 무엇을 이야기 할까.
상자에는 그것밖에 들어가 있지 않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아아, 응. 알고 있었어.
내가 그렇게 간단히 나아갈 수 없을 것 정도 쯤은.
그리고 벌써 주말이라는 것도.
다음엔 언제 갈까. 이번에야 말로 정신 차려서 이야기하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정리되지 않는다.
애초에, 이 마음은 내 안에만 간직하면 되는 거다.
그러니까 무리하게 만나러 갈 필요는 사실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너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너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가는 날이 장날 이란 건 이런 걸 말하는 걸까.
설마, 장보기 돕는 일을 부탁받다니.
나도 모르게 덜컥 한다고 말했는데, 너무 노골적이었던 걸까나.
동생분의… 사나쨩이 말한 거라곤 해도, 두 사람만이 될 구실에 쓴 거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건 기회다.
이런 우연, 두 번 다신 없을 거라고 생각해.
뭐라도 하지 않으면, 끝나버릴 테니까….
몰랐었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었다. 눈치 채지 못했었다.
자기 마음 밖에 보지 못했던 거다.
슬프게 하는 것 보단, 이라고 생각한 게 화근이 된 것도.
이치카쨩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도.
내가, 그 이유의 한 가지가 되어버렸다는 것도.
그렇네, 멀리서는 보이지 않는 것도, 전하지 못하는 것도 있어.
이치카쨩, 네가 그걸 가르쳐 주었어.
그럼 다음은 내 차례네.
이번엔 더 이상 숨기지 않을게. 틀리지 않아.
가까이에서, 옆에서, 너에게 제대로 전할게.
「널 좋아해」라고.
그러니까, 그걸 위해서라도 우선은.
이치카쨩, 계속 말하고 싶었던 게 있어. 들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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