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12. 09:09ㆍ글/밀리
* 青とんぼ
짊고 짊어져, 겹겹이 싸인 무게는 어느 정도인가.
크리스는 자신에겐 죄가 있다고 말했다.
죄. 내 주위는 죄투성이였다.
누구나 거칠고 썩어빠진 그곳에서는, 누구나 죄를 짊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어, 그 녀석이 말한 대로다.
나는 누구에게서 빼앗는 것도 빼앗기는 것도 싫어서, 그것을 외면했었다.
그걸 깨달은 건, 빼앗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이 몸이 되고 나서였지만.
크리스의 죄에 대해서는, 지금도 아직 묻지 않았다.
우리들의 관계다, 이야기 정돈 해 줬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관계이니까 말하지 않는 편이 좋은 비밀도 있다.
그러니까, 나는 물으려 하지 않는다. 그건 크리스에게 맡기는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깨달아 버렸다.
내가 묻지 않는 이유는, 무서우니까 라고.
무서워. 내가 모르는 크리스가 존재한다는 게.
크리스가 짊어지는 내용 같은 건 뭐여도 상관없다.
그 중함이 무서워. 내가, 나 따위가 같이 짊어질 수 있을까. 그것이 무섭다.
어떻게하면 그녀석과 어울릴 수 있을까.
크리스의 죄를 묻지 않고, 그것을 함께 짊어질 방법.
하지만, 어떻게 해도 생각나지 않는다.
있지 크리스, 나는 어떻게 하면 돼? 어떻게 하면 너를 구할 수 있어?
계속 고민했다.
계속 고민했는데.
깨달아 버렸다.
나도 죄를 짊어지면 된다는 것을.
내가 모르는 크리스의 죄가 있다면, 크리스가 모르는 내 죄가 있으면 돼.
그녀석이 말하지 못하는 죄. 그녀석에겐 말하지 못하는 죄.
서로가 모르는, 서로의 죄.
이걸로 똑같다, 다른 거지만, 똑같은 걸 짊어지고 있다.
내가 말하지 못하는 것. 그건 크리스의 상냥함이다.
그녀석은 상냥해. 그러니까 많은 것을 짊어져 버려.
그 상냥함을, 나는 이용하고 있다.
알고 있다, 크리스가 후회할 거라고.
그 때. 더 잘 할 수 있었을 터다.
평소엔 그런 모습 보이지 않았지만, 계속 신경 쓰고 있다.
나를, 계속 걱정하고 신경써주고 있어.
그때만은, 과거의 죄가 아니라 나를 봐 준다.
그걸 눈치 챘을 때, 나는 너무나 기뻤다.
내 안에서, 내가 모르는 내가 있어서, 모르는 감정을 갖고 있다고.
그러나 그건 죄가 된다. 어떻게 생각해도 죄다.
크리스와 함께 내가 있는 한, 크리스는 계속 나를 봐준다. 나에게 얽매여 준다.
이것이 죄가 아니라면, 도대체 뭐라고 해야 할까?
있지 크리스, 이거면 됐지? 이걸로 너와 똑같지?
크리스는 자신에겐 죄가 있다고 말했다.
나는 자신에겐 죄가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죄가 있다고 말하는 것, 죄가 있다고 말하지 않는 것, 그게 우리들의 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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