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12. 11:29ㆍ글/밀리
* らす
총수 코토하×마이티 세일러 우미 이런 형태의 우미코토하도 있으려나―하고.
코우사카 우미 씨, 생일 축하 합니다
데스트루도 총수, 타나카 코토하.
한번은 세계를 멸망시킬 뻔한 우리들의 숙적.
사건이 끝나고 조금 지난 지금에도 그 공포는 사람들에게 새겨져 있다. ……내 소중한 동료도 그 중 한 명이다.
만약 그녀가 부활했다고 하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이 주먹으로 다시 한 번 더 멸해주겠어.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 커피 맛없네…… 같은 나이의 세리카는 더 맛있는 커피를 내왔다고?」
「키―! 사람이 모처럼 대접해 주고 있는데 뭐야 그 태도는! 게다가 나는 24살! 연상!」
「후훗, 나는 이미 영원한 시간을 살아 온 악마라고요?」
「어어, 그런 거야?」
「거짓말이에요」
데스트루도 총수, 타나카 코토하는 확실히 내 눈 앞에서 코노미 씨와 담소를 나누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잠깐 기다려. 어째서 당신이 우리들과 같이 있는 거야?」
「같이 있는 이유…… 평범히 생각해서 같이 돌아왔으니까로 틀림없죠?」
「아니, 확실히 그렇긴 한데…… 그런 의미가 아니라」
갑작스러운 일로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입을 꾹 다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의 행동이 나를 부추기고 있는 것처럼 보여 더욱 머리에 피가 솟구친다.
「어쨌든, 당신과는 같이 있고 싶지 않아. 나가. 안 그러면 날린다」
「날린다, 인가요. 저로서는 한 번 더 여기서 당신과 서로 죽이는 것도 여흥입니다만」
주먹에 힘을 주며 겨우 말을 만든다. 그러나 그녀는 변함없이 관계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 마디.
「지금의 당신들이 『그 재액』을 막을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어 버렸다. 그런 모습을 보자마자 역시나, 하고 즐거운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표정을 만들게 한 것이 더욱 분하다. 주먹에 주는 힘이 더욱 강해진다.
『그 재액』, 확실히 그렇게 부르는 게 걸맞다.
그건 평화가 찾아온 세계에 갑자기 나타난 괴물들.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무엇이 목적인지, 무엇 하나 모르는 채 그들은 우리들의 세계를 부수기 시작했다.
우리들 아이돌 히어로즈는 그들에게 맞섰다. 그러나 전의 대전으로 피폐해진 우리들에겐 한계가 있어, 전황이 악화되기만 했다. 그런 때, 갑자기 나타난 것이 데스트루도라고 불리던 전사들, 그리고 죽었을 터인 총수.
솔직히 그녀들이 없었다면 최악의 사태는 면치 못했을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이 끝날 때까지 데스트루도와 공동전선을 펼치기로 아즈사 씨가 결정해, 그 날은 해산되었다.
긴급사태라곤 하나, 그 데스트루도와 그것도 미운 총수와 내일부터 어깨를 나란히 하여 싸운다니 최악이다. 싸움에 지장이 생길 것 같다.
이런 때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맘껏 자자! 나 나름 고민하고 나온 해결책. 분명 아침이 되면 이 최악인 기분도 조금 나아지겠지.
「어머, 어서와. 방이 너무나 더러워서 청소해뒀어」
그런 한 가닥의 희망마저 꺾인 것은 방에서 미운 총수가 마치 동거인처럼 TV를 보며 쉬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사적으로 손이 나갔다. 그것도 전력의 오른손 스트레이트.
그러나 어디에서 꺼낸 것인지 데스트레이피어라고 불리는 한손검에 의해 내 주먹은 막아졌다.
「정말이지 단세포는 이러니까 곤란하네요……!!」
「네가 내 방에 눌러앉아 있으니까 잖아……!!」
키네틱 파워를 감은 내 주먹은 그리 간단히 베어 가를 수 없다. 즉 서로 자신의 무기를 양보하지 않고 일진일퇴의 공방. 결국 이것을 가로막은 것은 관내에 울려 퍼진 사이렌과 분노로 가득 찬 아즈사 씨의 미소였다.
「정말이지, 당신 때문에 쓸데없이 체력을 써버렸잖아요」
「따지고 보면 네가 내 방에 눌러앉아 있으니까 잖아!?」
「또 폭력인가요? 뇌근육이란 말이 여기까지 잘 어울리는 사람, 본 적이 없네요」
다시 쳐들어 올린 주먹을 나는 조용히 내려놓았다. 완전히 나를 깔보는 그녀의 표정이 더욱 짜증난다.
……라기보단 나는 뭐하나 이상한 건 말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어째서 이 인간은 아직도 내 방에 있는 건가.
「저기, 언제까지 있을거야?」
「언제까지라니, 우선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는 동안엔 여기에 살 생각입니다만?」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네 방에서 자라고」
「제 방은 커녕 기지 통째로 부서져 버린 가련한 총수입니다만, 어디의 누구 씨가 부순 걸까요?」
큭큭, 거리며 숨길 생각 없는 비웃음과 함께 그녀는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아 나도 모르게 눈을 피했다. 확실히 사건이 끝난 후 두 번 다시 그녀가 부활하지 않도록, 빌며 데스트루도 기지를 파괴한 건 나다. 그걸 꺼내 들면 거절할 수 없지 않은가.
결정됐네요, 그렇게 웃으며 이번에는 멋대로 냉장고의 아이스를 먹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옆에 앉아 맛있게 내 아이스를 먹고 있는 그녀는 너무도 답지 않다. 그렇다기 보단, 귀여운 분홍 파자마를 입고 있는 시점에서 충분히 「답지 않다」 이지만. ……실내복이 저지인 내가 생각하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분홍 파자마 입고 아이스 먹고 있다니 꽤 소녀취미네, 라고 생각하고 있는 시선인가요, 그건」
「어, 어떻게 안 거야?」
「당신은 정말로 알기 쉬운 사람이네요. 그렇게답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럴싸한 옷으로 하겠습니다만」
그렇게 말하고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아까까지 입고 있었던 분홍 파자마는 사라지고, 이번에는 검은 캐미솔을 몸에 걸치고 있다. 확실히 분홍 파자마보단 그럴싸하지만 이번엔 뭔가
「야해」
라고 솔직한 감상을 전하자 이번엔 싫어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손가락을 튕겨 평소와 같은 제복으로.
뭐랄까, 역시나 데스트루도 총수다. 갈아입는 것도 초인 같아.
「정말이지, 단세포의 제멋대로는, 타협을 배우지 못하면 몇 년이 지나도 남친은 안 생긴다고요?」
「어째서 너한테 인생 설교를 들어야 하는 거야」
잘 생각해보니 조금씩이긴 하지만 그녀와 마치 친구인 양 옆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자 뭔가 싫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빨리 자자.
그렇게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섰을 때 소박한 의문이 내 안에서 떠올랐다.
「그런데 어디서 잘 거야」
「저에게 있어 수면은 취하지 않아도 문제없습니다만, 뭐 어떻게 해도라고 말한다면 당신의 옆에서 자드려도」
「……진짜로 화낼 거야」
「이미 진심으로 화내고 있지 않으신 게?」
「아아, 정말! 그럼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거야. 자지 않아도 된다면 밖에 있으면 되잖아」
그녀와 이야기를 계속하면 내가 진다는 건 여기까지의 경험으로 잘 알았다. 그럼 마지막으로 신경 쓰인 것만은 묻고 자버리자.
그렇게 생각하고 물은 질문의 답은 너무나 의외여서
「당신을 더 알고 싶으니까」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데스트루도 총수가 나를 알고 싶어? 그것도 자신을 죽인 상대를.
그녀를 이해할 수 없다, 고 결론 지었지만 점점 더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내 표정으로 감지한 건지 그녀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저를 죽인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그게 신경 쓰여 어쩔 수 없습니다」
무언가 문제라도? 라고 듣고 싶은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
……역시 이해할 수 없고, 보통이 아니야. 그게 솔직한 감상.
그치만, 눈을 반짝이며 즐거운 듯이 웃는 그녀는 어딘가 한 명의 소녀 같아서.
조금이지만 의외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버렸다.
「어쩔 수 없네. 뭐가 알고 싶은 거야」
「후훗, 의외로 솔직히 답해 주시네요. 가능하다면 전부 알고 싶습니다만」
「전부라니 엄청 애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라고」
「구체적으로 말해서 전부 알려 주세요. 그 편이 당신을 『죽일』 때 즐겁지 않나요」
……앞서 한 말 취소, 역시 최악이다.
『죽인다』, 그렇게 말한 그녀의 눈동자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심연 같아서, 그런데도 조금 전까지와는 다른, 아니 이게 그녀 본래의 즐거운 표정이라는 게 아닐까. 그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등골에서 싫은 땀이 내뿜고 있는 것을 알았다.
「어쩐지 개운해졌습니다. 이 싸움이 끝난 후에 잔뜩 서로 죽이죠」
마치 데이트 약속을 전하는 것처럼 그렇게 중얼거리고 손가락을 튕겨 그녀는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정말이지 제멋대로다.
살해예고를 당한 나는 크게 한숨을 쉬며 침대에 누웠다.
……지금 한숨을 쉰 건 그녀에 대해서인가, 아니면 내심 그녀의 말로 흥분해진 나에 대해서인가.
그것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은 채 나는 천천히 의식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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