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 06:55ㆍ글/밀리
* 雪奈
* 選択の結末
리오쨩과 카오리 씨로 킬러 패러디 같은 녀석입니다. 사람이 죽는 묘사 있습니다.
감상 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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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저택의 파티 룸. 호화스러운 식사에 고급 술. 그리고 선글라스로 표정을 보이지 않는 무서운 표정의 남자가 방 모퉁이까지 눈에 불을 켜듯이 수십 명이 배치되어 있다. 그런 방 중심에는 뚱뚱한 용모의 중년 남자가 있다.
「오늘은 경사스러운 날이니까 말이다. 조직이 새로 커진 것과, 그리고……」
기름기가 많은, 천박한 시선으로 남자는 옆에 있는 아름다운 여성을 구석구석 핥듯이 본다.
「이 정도의 미인을 손에 넣었으니까 말이다」
눈부시게 화려한 드레스를 몸에 두른 그 여성은 체념한 듯한 표정으로 남자를 슬쩍 본다. 그러나 경사스러워 기분이 좋은 남자에겐 그 얼굴에 나타난 슬픔은 전해지지 않는다.
「자, 다들 오늘은 축하 자리다, 성대하게 마셔 주게」
그 말에 환성이 터져 나온다.
그런 연회 자리에 슬릿이 들어간 붉은 드레스를 입은 날씬하며 밝은 머리색의 아름다운 여성이 한 명. 한 손에 샴페인을 들고 걷는 모습을 본 모두는 저도 모르게 눈이 끌린다.
「(타겟은…… 저 남잔가. 정말 더럽네)」
샴페인을 기울이며 사냥감을 확인하는 듯이 예리한 시선으로 본다.
그러자, 그 옆에 서 있었던 여성이 몰래 방을 나갔다. 기분 탓인가. 눈이 부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붉은 드레스의 여성은 수상하게 보이지 않도록 방을 나가, 먼저 나간 여성의 뒤를 쫓았다.
「……윽……흑, 히끅……」
광대한 저택 베란다에서 여성은 울고 있었다. 짓눌리는 듯한 슬픔이 한없이 엄습하고, 절망에 의욕을 잃은 마음이 비명을 지른다.
「……우는 거야?」
「──윽, 누구, 신가요, 당신은……」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여성은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뒤를 본다. 그리고 그만 그 아름다운 모습에 숨을 삼켰다.
「후후, 누구냐고 들으면 오늘 파티에 온 손님, 일까나. 뭐, 사실은 초대받지 않았지만」
「……무슨, 뜻인가요?」
「뭐, 네가 결혼할 상대를 증오하는 사람이 잔뜩 있다는 거야」
눈앞의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은 함축된 말로 대답한다.
「그것보다도……자. 이걸로 눈물 닦으렴」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은 손수건을 꺼내 울고 있는 여성에게 건넸다.
「가, 감사……합니다……」
「네가 방을 나갈 때 울고 있던 것 같아서……어쩐지 신경 쓰였어」
「……죄송해요……이렇게 될 거란 건 알고 있었지만 눈물이 나와 버려서요. 제가 저 사람과 결혼하면, 아버지의 사업이 살아나기 때문에……」
이야기하면서도 그 비취색의 아름다운 눈동자에서 눈물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괜찮아요. 제가 참으면 끝날 일이에요」
여성은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애처로운 미소를 지었다.
「……죄송해요, 처음 만난 사람인데 이런 모습을 보여버려서」
「아냐, 괜찮아. 나는 리오. ……너는?」
「카, 카오리……에요」
그러자, 리오라고 이름을 댄 여성은 카오리에게 물었다.
「있지, 나와 함께 여기서 도망칠래?」
파티가 끝난 후, 남자는 저택 침실에 있었다.
「카오리…… 그 녀석 아직도 안 온 건가…… 오면 엉망진창으로 해줘야겠군……」
욕망에 가득 찬 썩은 미소를 짓는 남자. 그러자 방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오오, 카오리냐. 들어와라」
방문이 열려, 한 명의 여성이 들어온다. 남자는 문이 닫히고 걸쇠가 잠기는 소리를 들은 후에 문으로 방향을 튼다.
그러나 그곳에는 카오리가 아닌 다른 여성이 서 있었다.
「……!? 네 녀석, 누구냐……?」
「후훗, 누구든지 괜찮잖아. 지금까지 많은 여성을 껴안았잖아? 오늘은 모처럼 즐거운 밤인걸, 함께 즐기자?」
그렇게 말하자 여성은 드레스 슬릿의 틈새에서 아름답고 긴 다리를 드러내고, 몸을 굽혀 가슴의 골짜기를 남자에게 보인다.
남자는 꿀꺽하는 소리를 내자, 그 손을 억지로 이끌어 그 몸을 거대한 침대로 넘어뜨린다. 아름다운 신체를 만지작거리는 듯한 손놀림. 부드러운 여성의 피부 감각에 저도 모르게 몰두한다.
「읏……」
남자는 여성의 달콤한 목소리를 더욱 가까이에서 들으려고 자신의 귀를 얼굴에 가져간다.
「──죽어」
차가운 소리와 함께 휘잉 하며 공기를 가르는 소리. 순간, 경동맥이 베인 남자의 신체에서 선혈이 분출되어, 여성의 신체와 침대를 피로 물들인다.
텅 빈 눈으로 몸을 경련시키며 체온을 잃는 남자. 여성은 그 모습을 쌀쌀한 눈으로 관찰한다.
이윽고 남자는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엿……차. 어쨌든 목적은 이걸로 달성이네」
남자의 몸 밑에서 빠져나온 여성, 리오는 혼잣말을 하면서 방안을 바라본다. 방에 충만한 피 냄새. 그리고 방금 전 목을 벤 작고 날카로운 나이프에 묻은 검붉은 액체. 그걸 날름 핥자, 리오는 몸을 떤다.
「……하아, 이 감각, 잊을 수가 없네……」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리오는 끈적하게 달라붙은 피와 그 냄새를 지우기 위해 욕실로 사라졌다.
「리오, 씨……였던가. 괜찮을까……」
저택 안 조금 떨어진 방에서, 카오리는 불안한 듯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있다.
도망친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저 자신에게 부과된 운명이라고 생각해, 모든 것을 받아 들여왔으니까. 그래서 그 말을 들었을 때도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걸까, 나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가만히 내 대답을 기다려주는 다정한 눈을 믿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부탁이니까, 빨리. 비는 듯한 마음으로 가슴 앞에 두 손을 꼭 쥐고, 약속대로 이 장소에서 오는 것을 기다린다.
「기다렸지. 괜찮았어?」
「──리오 씨……! 다행이다……!」
문이 열리고 리오가 방 안으로 들어온다. 입고 있었던 붉은 드레스에서 검은 레더로 옷을 갈아 입었다.
「리오 씨, 드레스는……?」
「아아, 더러워졌으니까 갈아 입었어. 그것보다, 빨리 도망치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하며 리오는 카오리의 손을 잡아 방을 나간다.
「저기, 망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을 텐데요……」
「그런 사람 없었어」
「설마……그럴 리가……」
저택은 으스스할 정도로 정적이 돌고 있다. 언제나 돌아다니고 있었던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보이지 않아.
계단을 내려가 밖으로 나간다.
「조금만 더 가면 내 오토바이가 있으니까 거기까지 힘내」
「네, 네……!」
리오에게 격려 받으면서 카오리는 리오와 함께 손을 잡고 달린다. 이어진 손은 따뜻해서, 신기하게도 안심되었다.
숨을 헐떡이며 달리자, 조금 큰 오토바이가 주차되어 있었다.
「하아……하아……」
「수고했어. 헬멧 써야지」
리오는 헬멧을 써 주려고 한다. 갑작스럽게 리오가 다가와 카오리는 깜짝 놀랐다.
「리오, 씨……」
「음ー……그 리오 씨라는 호칭, 뭔가 진정되지 않네. 난 카오리쨩이라고 부를테니까」
「네? 아……그럼……리오쨩, 으로 괜찮을까?」
「응, 그걸로 됐어」
미소를 짓는 리오.
그러자 저택 쪽에서 쾅, 하며 폭발 같은 큰 소리가 들려온다. 뒤돌아보자 저택은 불꽃에 휩싸여 타오르고 있었다.
「자, 갈게」
리오는 오토바이 시동을 건다. 카오리는 리오의 몸을 꼭 껴안는다. 그리고 오토바이는 소리를 내며 달렸다.
저택에서 도망친 후, 카오리는 리오의 집에 갔다. 집에 도착해 더러워진 옷을 벗고 샤워를 한다. 그 사이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되새긴다. 리오의 권유에 도망쳤지만 가족은 어떻게 되어버리는 걸까. 도망쳤을 때 그 저택의 이변은 뭐였을까. 그리고 나와 함께 있는 걸로 리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생각이 끝나지 않는다.
「카오리쨩, 갈아입을 옷 두고 갈게」
리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동요하지 않는 리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이 짧은 시간으로 짐작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은 리오를 믿는 길 밖에 없다. 그렇게 결심하고 카오리는 몸을 깨끗이 한다.
「나는 소파에서 잘테니까 카오리쨩은 침대를 써줘」
리오는 그렇게 말하고 담요 한 장을 가지고 소파로 향한다.
「리오쨩, 여러 가지로 미안해」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럼 전등 끌게」
방의 전등이 꺼져, 새까매졌다. 카오리는 침대에 누웠으나 갑자기 환경이 변한 탓일까, 좀처럼 잠들지 않는다. 동시에, 어둠이 불안을 다시 가져온다.
「……저기, 리오쨩. 깨있어?」
「왜 그래? 카오리쨩」
「미안해. 어쩐지 잠이 안와서……너무 여러 가지 생각한 탓일까……」
그러자 리오는 암흑 속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카오리가 누워있는 침대에 들어간다. 그리고 카오리를 안심시키듯이 꼭 껴안는다.
「괜찮아. 내가 있으니까, 응? 오늘은 느긋이 쉬어」
어린이를 달래는 듯한 자애 가득한 목소리와, 리오의 따뜻한 체온에 덮여 카오리는 천천히 의식이 멀어졌다.
그리고, 어느 사이에 잠든 카오리는 눈을 떴을 때 눈앞에서 자고 있는 리오의 얼굴에 놀람과 동시에 그 아름다운 얼굴에 반하게 된 것이었다.
잠시 지낸 사이에 카오리는 눈치 챘다. 리오는 가끔 저녁부터 집을 나선다. 어디에 가는 건지 물어보아도 잠깐 일 때문에, 하며 나간다. 그리고 그럴 때는 심야까지 돌아오지 않는다. 말하고 싶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 카오리는 그 이상 묻지 않았다. 그런 일이 몇 번이나 이어진 어느 날.
평소처럼 심야에 문이 열리는 소리. 발소리가 들린다. 리오가 돌아온 거겠지. 그 소리에 카오리는 어렴풋이 눈을 떴다. 방에 들어오는 기척이 난다. 리오가 소파에서 자려고 하는 구나라고 생각했더니, 카오리가 자고 있는 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 몸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놀람과 동시에 카오리의 입술이 막힌다.
몇 번이나 강제로 하는 부드러운 감촉. 손끝이 입술을 만져, 그 감각에 저도 모르게 틈새가 벌어진다. 그 틈새에 미끈히 들어오는 혀에 입안이 매우 난폭하게 유린되어, 몸이 떨린다. 카오리는 살짝 눈을 뜬다. 방의 약간의 불빛으로 표정은 그다지 보이지 않으나, 느끼는 향기는 확실히 리오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어쩐지 평소와 다른 위험함을 느낀다. 입술이 떨어져 리오는 하아, 하며 거칠게 숨을 몰아쉰다.
「리오, 쨩……왜 그래……?」
「……윽, 카오리쨩……있지, 나……카오리쨩을, 원해……」
카오리의 몸을 꼬아 엎드려, 갈망하듯이 애달픈 목소리로 말하는 리오. 지금까지 리오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어, 두렵다고 느낀다. 하지만 리오는 나 이상으로 떨고 있었다. 소중히 하고 있었던 것을 직접 부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리오는 그 두려움과 자신 안의 억누를 수 없는 충동과 싸우고 있었다. 그런 리오를 바로 눈앞에서 보고 카오리는 리오의 뺨을 살짝 만진다.
「리오쨩……좀 더 잔뜩, 만져도 괜찮아……」
「카오리, 쨩……!」
두 사람의 그림자가 다시 겹친다.
흐트러진 침구와 주위에 벗어 던진 옷. 그리고 몸을 맞대듯이 서로의 몸을 껴안아 잠드는 두 사람이 아침 햇살에 비추어졌다.
「킬러……?」
「응. 의뢰를 받아서 그런 일을 해주는 거야」
리오와 몸도 마음도 전부 겹친 후, 카오리는 너를 더 잘 알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갈아입고 함께 늦은 조식을 먹고, 단정히 바라보아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처음에 어떤 사람인지를 물어본 결과가 그 대답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도, 그 의뢰, 였던 거야?」
「그렇네. 말했잖아? 결혼 상대를 증오하는 사람이 있다고」
카오리는 숨을 삼켰다. 눈앞의 리오는 평소와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도대체 몇 명을 그 아름다운 손으로 죽였던 걸까.
「그 저택에 있던 사람들은, 혹시……」
「그렇네……생각한 대로야」
「그렇다면……어째서 나를 도와준 거야?」
카오리가 묻자, 리오는 조금 생각한 후 카오리를 똑똑히 주시하며 말한다.
「한눈에 반했다……면 안 될까? 카오리쨩과 그 때 이야기해서, 정말로 고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구나라고 느꼈어. 그래서 도와주고 싶다고 생각했어」
「리오쨩……」
「아하하…… 역시 조금 부끄럽네」
부끄러워 뺨을 물들이며 웃는 리오. 그 귀여운 미소는 방금 전 이야기와 연결되지 않을 정도로 순진함을 느낀다. 만났을 때와 변함없는 다정한 미소. 그러니 그 말도 진실이겠지.
「……고마워. 도와줘서」
카오리는 마음으로부터의 감사를 리오에게 전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것도.
「하지만……그럴 때는, 제대로 준비할테니까, 응? 엄청 놀랐으니까……」
「으……미안해……아마, 일 때문에 흥분해서……」
미안하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는 리오를 보며 카오리는 웃었다.
리오와 카오리가 함께 지내게 되어 당분간 지난 날. 새로운 옷을 사러 나가기로 한 두 사람은 거리에 나가 있었다.
「저기, 리오쨩. 이 옷 어때?」
「괜찮지 않아? 하얀 게 엄청 예뻐」
카오리는 탈의실에서 시착한 하얀 원피스를 입고 리오에게 묻는다. 청초한 하얀 원피스는 사이즈도 딱 맞아 무척 어울렸다.
「그럼 이거 입고 가자. 이거 살게요ー」
「어, 리오쨩……돈 괜찮아?」
「괜찮아. 선물하게 해줘? 게다가 나도 카오리쨩이랑 이렇게 외출하는 거 즐거운 걸」
리오는 그렇게 말하고 척척 지불을 진행했다. 미안해하며 리오가 즐거운 듯이 해주고 있는 것에 카오리는 기쁨을 느꼈다.
그리고 쇼핑이나 런치 등을 즐기고 슬슬 돌아가려고 생각했을 때, 이변이 일어났다.
사람의 왕래가 적은 골목에 들어갔을 때, 품위 없는 남자들이 두 사람을 둘러쌌다.
「겨우 찾았다고……우리들의 구역, 망쳐놓고……」
여러 남자들에게 둘러싸였다. 남자들을 잘 보자, 손에는 나이프나 총을 몰래 소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카오리쨩…… 나한테서 떨어지지 마……」
「으, 응……」
그러자 남자 중 한 명이 카오리를 보고 무언가 깨달았다.
「네 녀석……그런가, 저쪽 머리가 죽었을 때 함께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살아있었던 건가. 하지만 유감스럽군, 네 녀석 가족도 지금쯤은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겠지」
「……어, 바, 다……?」
카오리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다.
「어이쿠 이건 비밀이었지, 위험해. 네 녀석도 입막음 해야겠지……하지만 죽이기는 아까우니 우리들의 심심풀이로 해주마」
그 말에 리오의 분노가 정점에 달했다.
「……카오리쨩은 절대로 넘기지 않아」
「시끄러! 죽어라!」
나이프를 가슴에서 꺼내 덮쳐오는 남자.
리오는 그 움직임을 확인하고 긴 다리로 나이프를 가진 손을 걷어찬다. 나이프는 길에 떨어져, 남자는 기가 꺾였다. 그 틈에 리오는 몰래 가지고 있었던 나이프로 단숨에 거리를 좁혀, 남자의 목을 벤다. 선혈로 옷이 붉게 물든다.
「크아아악!!」
「리오쨩……!」
「젠장! 쏴라!」
남자 한 명이 권총을 꺼내 리오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그러나 초조한 건지 조준은 빗나가 탄은 길에 박힌다.
리오는 민첩하게 자세를 바로 잡아, 총 쏜 남자를 향해 달려, 나이프로 손을 노려 휘두른다. 베이는 맛이 좋은 날카로운 나이프에 의해 손이 베인 남자는 저도 모르게 권총을 떨군다. 그걸 재빠르게 주워 리오는 카오리의 손을 잡고 달린다.
「카오리쨩! 도망치자!」
「놓치지 마라! 쫓아!」
두 사람은 손을 단단히 꼭 쥐고, 여기저기 도망쳐 다닌다. 리오는 카이로를 지키면서 필사적으로 추격자를 피하듯이 싸운다. 리오 혼자라면 얼마든지 터무니없이 싸울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카오리도 있다. 그녀를 두고 갈 수 없어 리오는 필사적이었다.
그래서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이다, 겨냥되고 있다는 것을.
카오리가 문득 위를 본다. 그러자 옆 빌딩에서 이쪽을 향한 총구가 눈에 들어왔다.
탕, 하며 냉담한 파열음이 울린다.
리오를 겨냥한 총구에 눈치를 채자마자, 카오리는 무의식중에 그 몸을 리오 앞으로 드러낸다.
카오리의 몸에 꽂힌 납 탄환. 천천히 쓰러지는 카오리. 그 모든 것이 리오 눈에는 슬로우 모션으로 비쳤다.
「……카, 오리, 쨩……?」
저도 모르게 겨냥된 방향으로 총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 것을 확인하고 리오는 카오리 곁으로 달려갔다.
「다행이다……리오, 쨩……」
「기다려, 말하지 마……안 돼, 카오리쨩! 정신 똑바로 차려……!」
상처에서 분출되는 피가 카오리가 입고 있는 하얀 원피스를 붉게 물들어 간다. 리오는 카오리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필사적으로 막으려 한다. 그러나 꿰뚫린 몸의 상처는 생각보다 깊어, 뜻이 이뤄지지 않는다. 잃어가는 혈액이 리오의 손을, 몸을 붉게 물든다.
리오는 카오리의 몸을 껴안는다. 흐르는 눈물이 리오의 뺨을 적신다. 그러자 카오리는 남은 힘을 쥐어짜듯이 리오의 뺨에 손을 갖다 댄다.
「있지, 리오, 쨩……고마워…….나……너와 만나서……다……해……」
말이 점점 연약해져, 입술만이 겨우 움직인다. 그 말을 다 하자, 카오리의 눈에서도 한 줄기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 뺨에 닿은 손이 천천히 힘없이 떨어져, 눈동자가 감겼다.
「카오리……쨩……!」
카오리의 손을 쥐고 리오는 사랑스러운 사람의 시체를 안아, 그저 감정대로 흐느껴 울었다. 그리고 대충 눈물을 흘린 뒤에, 리오는 카오리의 시체를 주시하고 차가워진 입술에 입을 맞췄다.
「카오리쨩…… 나도 사랑해……」
혼자 중얼거리고, 리오는 카오리의 시체를 안은 채 총구를 머리에 댄다.
「……네가 없는 세게 같은 건, 살아갈 수 없어」
리오는 한 줄기의 눈물을 흘리고, 손끝에 힘을 넣는다.
냉담한 소리와 함께 리오의 몸은 그 자리에 쓰러졌다.
「있지, 카오리쨩. 오늘 레슨 끝난 후에 집에서 마시지 않을래?」
「좋아. 그럼 레슨 힘내야겠네」
「그럼 결정됐네. 아, 카오리쨩, 자고 갈래?」
「……그렇네. 자고 가도 괜찮아?」
「후훗, 카오리쨩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거 기대하고 있을게」
레슨 후의 약속을 주고받는 리오와 카오리. 만났을 때부터 신기하게도 끌렸었던 두 사람이 깊은 사이가 될 때까진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미소가 끊이지 않는 두 사람은 오늘도 평온하며 행복한 날들을 보낸다. 이건 마치, 이전부터 약속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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