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9. 12:00ㆍ글/밀리
* たぴ岡
레이카(霊花) 씨와 유령을 볼 수 있는 줄리아 같은 레이줄리(レイジュリ), 줄여서 영줄리(霊ジュリ). 줄리아 독백 형식.
짧고 끝도 없음. 유령 이야기지만 무섭진 않음. 그런 의미로는 약간 표지 사기 같네.
우리 집에는 가끔 유령이 놀러 온다.
「줄리아쨩ー, 안녕ー!」
라고 말해도 자시키와라시라든가 지박령이라든가 그런 오컬트가 아니라 오히려 얼굴만이라면――아니, 얼굴과 성격과 그 외 여러 가지가 면식이 있는 녀석과 많이 닮아 있다.
닮아 있다고 해야 하나, 이 녀석에게 말하면 “그 녀석”의 본체가 이 녀석인 걸까. 어느 쪽이 부모고 어느 쪽이 자식인지 나에겐 뭐든 됐지만, 언동을 보면 적어도 “그 녀석”과 같은 존재인 건 틀림없다.
실제로 지금도 봐, 잠겨 있는 창문에서 둥실둥실 침입해서는 벽장을 향하고 있……잠깐.
「레이, 옷은 뒤지지 말라고 말했잖아」
레이. 그게 이 녀석의 이름이다, 아마도. 랄까 내가 멋대로 이름 붙였다. “레이”의 영이니까 레이여도 틀리진 않을 터다. 그래서 책망 받은 적은 한 번도 없고.
본인인 레이는 불만스러운 듯이 벽장문을 툭툭 만지고 있다. 먼지 나니까 그만해줬으면 한다.
「에ー, 줄리아쨩 오니」
「유령에게 오니라는 말을 들을 이유는 없어」
「그치만 줄리아쨩 옷에서 엄청 좋은 냄새 난다고? 땀 냄새라든가, 줄리아쨩이 사용한 왁스 냄새라든가, 그리고 최근 사용하고 있는 향수 냄새라든가!」
「뭣!?」
어째서 그걸 알고 있는 거야. 바꾸고서 아직 일주일도 안 지났다고.
「그 정도는 안다고? 꼭 껴안으면 언제나 좋은 냄새 나는 걸♪」
「사람 마음을 멋대로 읽지마!」
그렇다곤 해도 이번 주에 “레이”를 만났던가……아, 3일 전 레슨인가. 그 한 번으로 눈치 챈 건가, 그 녀석. 변태 같아서 기분 나쁘네, 그러나 뭔가 기쁜 것 같은.
「후후, “레이카쨩”의 인외적인 후각 덕분이지♪」
「누구 탓에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는 거야……」
한숨을 섞으며 그렇게 말하던 순간, 레이는 조금 외로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방 온도가 2도 정도 내려간 기분이 든다.
「응. 미안하다고는, 생각하고 있어」
「……미안. 실언이었어」
유령 레이는 영으로서도 꽤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듯하여, 때때로 인간 “레이”를 먹어 버리는 일이 있다고 한다. “레이”가 그런 녀석인 것도 몇 할은 그것 때문이라나. ……뭐, 영은 자신에게 가까운 인간에게 이끌린다고 말하니까, 그 몇 할 정도는 원래의 “레이”지만.
참고로, “레이”는 레이이 존재를 모른다. 이전에 “레이”에게 유령을 믿는지 물어 봤더니,
『어? 유령 씨는 있다고? 그럴 게 하늘을 날고, 하얗고, 둥실둥실 하잖아? 봐, 저기에도!』
――그 때 가리킨 것은 평범한 비둘기였지만. 어쨌든 살아있는 인간 중에서 레이의 존재를 알고 있는 건 나뿐. 그리고 코노미 언니의 수호령이 존재를 알고 있는 정도 (코노미 언니 자신은 그 것에 대해 모르는 듯하다). 그런고로, 레이는 밤마다 “레이”를 빠져나와서 우리집에 온다, 라는 거다.
이야기를 돌리지. 그런 이유여서 레이는, “레이”가 그런 눈으로 보여 지고 있다는 것이 콤플렉스라고 한다. 그래서 “레이”에 대해서도 부디 평범한 여자아이로서 대해줬으면 한다고, 신물이 나도록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
「저기 있지 줄리아쨩, 이야기 끝났어?」
「그러니까 사람 마음 읽지 말라고 말했잖아!」
모처럼 시리어스 장면이었는데 이 녀석은 하품과 함께 부수고 말야. 그런 점도 “레이”답다고 해야 하나 뭐랄까, 곤란한 것에.
「있지 줄리아쨩 오늘은 기타 안 치는 거야?」
「아, 그렇네. 언제나 하던 녀석으로 괜찮아?」
레이가 끄덕이는 걸 확인한 후, 나는 파트너에게 헤드폰 앰프를 연결하고 늘어진 헤드폰을 기타 스탠드의 넥 부분에 걸었다. 스피커로 틀기에는 지금은 심야이다. 레이는 유령이니까 헤드폰을 바닥에 두어도 문제없이 듣지만, 어쩐지 이 편이 듣기 쉽다고 생각해서 멋대로 그렇게 하고 있다.
그리고 연주하는 첫 곡은 어김없이 『스타 트립』이다. 원래 어쿠스틱 메인인 악곡이어서 일렉기타로 치는 건 어울리지 않지만, 레이가 마음에 들어 하니까 언제나 연주한다.
그 사이 레이는 매우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다. 늘 그렇듯이 정신없이 웃고 있는 것도 아니고, 잘 모르는 가사를 마음대로 맞혀서 노래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가만히 눈을 감고 노래를 듣고 있다. 그런 얼굴, 과연 “레이”는 가능한 걸까. 가끔 그런 걸 생각한다.
한 곡 끝나자, 레이는 양손을 살랑살랑 흔든다. 박수를 의미하는 수화라고 한다. 나는 박수쳐도 소리가 안 나니까, 라고 전에 말했었다. 이 곡을 상당히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다.
솔직히, 조금이지만 부끄럽다. 모습이 그 “레이”니까, 더욱.
「대단해ー! 역시 줄리아쨩 노래 잘 하네~」
「노래라니, 어린이 놀이가 아니라니까」
「그치만 나, 줄리아쨩의 노래 좋아한다고? 올곧고, 휙휙! 한 느낌이어서!」
……비유가 전혀 전해지지 않는 건, 레이도 “레이”도 똑같은 것 같다.
그렇다곤 해도, 나는 나 나름대로 꽤 즐기고 있는 거겠지. 손이 멋대로 다음 코드를 준비하고 있다. “레이”같지만 “레이”가 아닌 레이의, 다름을 즐기는 부분이 나로선 꽤 있다.
「줄리아쨩, 더 안 해주는 거야?」
봐 왔다. 마음속으로 승리 포즈……는 들킬 테니까 하지 않지만, 요구받아서 싫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아, 사실은 최근 연습하고 있는 곡이 있는데 말야. 괜찮다면 들어 주지 않을래?」
……우리 집에는 가끔 유령이 놀러 온다.
그렇다고 해서 뭔가가 있는 것은 아니다. 누가 있든 나는 기타를 치고 노래한다. 그건 언제나 있는 일.
하지만 조금, 이 비일상을 즐겁게 생각하고 있는 건 어째서일까.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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