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늪 · 영

2020. 9. 24. 16:46글/밀리

* 烏零

* 誰ソ彼ノ淵・零


황혼의 늪 망상소설 2탄입니다. 이번에는 과거편입니다. 저번 거보다 그로요소 강함+일부 캐릭 붕괴 있음? 시호가 연속으로 고초를 겪습니다.
※내용 루프는 제 저장 실수입니다. 죄송합니다


 

 

「……으음……」

 

무거운 몸을 일으켜 일어난다.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모래사장과 끝이 보이지 않는 숲. 흠뻑 젖은 교복과 모래투성이가 된 살을 보고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한다.

분명, 동아리 여행인 섬에 놀러갈 예정이었다. 같은 동아리 친구가 유복하였기에 초대해 준 것이다. 그러나 그 섬을 향하던 도중, 배는 폭풍우에 휩쓸리고 벼락이 배에 직격해서……

그 후로 정신을 잃은 거겠지. 불행 중 다행인지 어딘가의 해변에 떠내려 온 것 같다. 무언가 없나 하고 해변을 둘러보자 누군가가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다.

 

「……ーーーー……!

나오 선배! 무사하셨군요!

 

숨을 헐떡이며 다가온 것은 동아리 선배인 요코야마 나오. 나오 뒤에서 다른 한 명의 그림자.

 

잠깐, 너 빠르다고하아, 지쳤다

이오리 씨도 무사하셨군요다행이다

우연히 나오 주변에 떠내려 온 거 같아

 

이번 여행을 계획한 미나세 이오리. 동급생이다.

두 사람은 시호보다 조금 일찍 눈을 떠서 주변을 탐색하고 있었다. 그러나 타고 있었던 배나 같이 여행하고 있었던 동아리 멤버는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 이려나

어떻게 하다니, 해변에서 배나 뭔가가 지나가는 걸 기다리는 편이 좋지 않아? 설마 이런 숲속에 들어간다는 건 아니겠지

 

아무래도 이오리는 숲에 들어가기 싫은 것 같다. 나도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아까 전부터 무언가가 내고 있는 건지 모를 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동물 울음소리와는 다른 신음 소리에 가까운 듯한. 하지만

 

「…저는 숲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저희들은 본토까지 떠내려간 걸 수도 있잖아요. 게다가 여기가 고도라고 해도 안에는 누군가가 살고 있을지도 몰라요.

「…나도 시호 의견에는 찬성이기라. 여기서 멍하니 있는 것보다 안도 조사해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

, 잠깐 진심이야? 이런 숲속에 들어갈 거야?

이오리, 무리해서 따라오지 않아도 괘안테이? 내들이 숲속을 보고 올 테니까, 이오리는 여기서 배가 지나가는지 보고 있어도ーー

, 혼자 두지 마! 나도 갈래!

「……알겠습니다. 그럼 가죠

 

시호가 선두에 서서 숲 속으로 들어간다. 초목을 좌우로 밀어 헤치면서 사람 발자국이나 건물이 없는지 찾는다. 그러나 계속해서 걷는 동안 위화감을 느낀다.

 

어이…… 이 숲, 너무 조용하지 않나? 동물 한 마리도 안 보이는디?

 

나오가 말한 대로, 사람은커녕 동물 발자국도 보이지 않았다. 이 섬은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걸까하고 불안해진다.

 

, 저기, 저거……」

 

이오리가 불안을 깨듯이 한 곳을 가리킨다. 가리킨 곳에는 큰 저택이 있었다.

 

나이스다 이오리!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 빨리 가자!

, 나오! 기다려!

 

달려 나가는 나오와 이오리. 그 뒷모습을 보고 시호도 달리려고 했다. 그러나 갑자기 실은 오한이 일어나 발이 멈춘다. 누군가가 보고 있는 것 같은 그런 오한이.

 

시호! 빨리 오그라!

 

나오가 불러서 달리는 시호. 그 때 주변을 주의 깊게 찾아야 했을 거라고 시호는 깊이 후회한다.

나무에 숨겨져 시호에게선 보이지 않았던 오두막집.

그 안에서 흐르는 붉은 액체가 이 후의 참극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조금 달렸더니 넓은 장소가 나왔다.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무성했던 숲과는 대조적인 아름답게 손질되어 있는 넓은 정원과 저택이었다. 그 풍취는 명백하게 달랐다. 그 분위기에 싫은 것을 느낀 시호는 두 사람을 멈추려고 한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두 사람은 저택의 메이드 같은 사람에게 말을 걸으려고 다가가고 있었다. 메이드는 이쪽을 눈치 채자 서둘러서 그 자리에서 넘어져 버린다.

 

, 괜찮아?

 

이오리가 달려간다. 메이드는 괜찮습니다, 하고 웃는다. 품속 무언가에 손에 댔다.

 

어머, 손님이시니?

 

메이드가 말 끝내기 전에, 저택 안에서 사람이 나왔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신기한 분위기를 걸친 여성이다.

 

야요이? 곤란해 보이시니까 안으로 들어오시게 하렴. ……이미 해도 졌고 제 저택에서 쉬시는 건 어떠신지요?

 

주인인 듯한 여성이 말한다. 야요이라고 불린 메이드는 주인이 오고 나서 고개를 숙인 채이다. 주인은 너무 수상해 보이지만 숲 속에 있었을 때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이미 해질녘 때다.

 

뭐어…… 이렇게 말하고, 어쩔 수 없지 않아?

그렇네, 일단은 말한 대로 할까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전혀 경계하지 않는다. 이대로 혼자만 거절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마지못해 승낙한다.

 

어머, 오늘은 요리를 잔뜩 준비해야겠네요. ……야요이? 부탁한단다?

「…………알겠습니다

 

주인이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간다. 세 사람은 우선 손님용이라고 생각되는 침실로 안내됐다. 외견부터 느꼈지만 안은 무척이나 넓고, 세 명에게 각각 방을 나눠도 방이 몇 개나 남았다.

전원이 서로 다른 방에 들어가 시호는 혼자 침대에 누웠다.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패가 난파되고 조난되어서 생긴 피로가 온 걸까. 빨리 돌아갈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눈꺼풀이 멋대로 닫혀져 간다.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어둡고 어두운 숲속을 계속해서 달린다. 발은 이미 돌멩이와 날카로운 풀에 베여 감각이 없다.

도망쳐야해, 뒤에서 짐승이 쫓아오고 있어. 적어도 무기가 될 만한 거나 숨을 장소가 있다면……

그렇게 생각한 직후에 작은 오두막이 보였다. 서둘러 문을 열어 안에 숨는다.

문을 닫아 서둘러 근처에 있는 폐자재를 문 앞에 두어 바리케이드로 만든다. 겨우 한 숨 돌리고 크게 심호흡한다.

숨을 내쉰 직후에 방에 들어왔을 때는 눈치 채지 못한 그것을 봐버렸다.

방 곳곳에 있는, 매달린 사람의 형상을 한 무언가.

그것이 일제히, 나를 바라봤다.

나도 모르게――――비명을 질러버렸다.

그 소리를 저 짐승이 못 들을 리가 없었다.

오두막집의 창문이 큰 소리를 내며 깨진다.

메이드복을 입은 소녀. 얼굴까지는 모른다.

손에는 작은 나이프. 그게 내 가슴에――――

 

 

 

 

 

「……! 하아……하아……」

, 괘안나 시호!? 엄청 심하게 가위 눌렸던 거 같은데!?

 

악몽에서 눈을 뜨자 방에는 나오와 이오리가 있었다. 대량의 땀을 닦으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어째서 제 방에……?

, 저 메이드 분이 우리 방에 와서 말이제? 저녁 준비가 됐다고 했기라. 그래서 시호를 부르려고 했더니……」

 

이야기를 들으면서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한다. 꿈에 나온 메이드, 그건 틀림없이……야요이라고 불린 저 여자다. 아직 진정되지 않았지만, 말 걸지 않으면 안 된다. 시호는 떨고 있는 몸을 어떻게든 일으켜 식탁으로 향했다.

식탁에는 이미 주인……니카이도 치즈루라고 이름을 댄 여성이 앉아있다. 시호네는 각자 접시가 놓여 있는 자리에 앉는다.

 

야요이가 요리를 가져 올 때까지 시간이 조금 있으니……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실래요?

! 그래요! 사실 내들 타고 있던 배가 난파해부려서……」

어쩜…… 그건 큰일이었네요. 오늘은 꽤 늦었으니 느긋이 쉬어주시지요. 내일 야요이에게 통신기로 연락을 취하게 하죠.

……저희들은 바로 돌아가고 싶어요. 지금 당장이라도 연락을 취해주실 수 없나요?

 

시호가 초조해하는 기색으로 말한다. 치즈루는 조금 고민한 표정으로.

 

「……이 숲에는 무척이나 위험한 동물이 잔뜩 있습니다. 밤이 밝아지고 난 후가 아니면 힘들어요, 야요이를 위험하게 둘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이오리가 낙담한다. 여기에 오고서 이오리의 상태가 조금 변한 듯한 것을 시호는 느꼈다.

 

괜찮답니다. 이 저택에 있으면 안전하고, 마침 본토에서 식재료가 도착했으니 잠시간은 체류하셔도 괜찮답니다. 계속 여기에 있으셔도……」

싫어!

 

이오리가 갑자기 소리 질렀다. 그리고 지금 당장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았다. 그 어깨를 요리를 가지고 온 야요이가 감싼다.

 

괜찮아요. 이오리 님. ……우선은 요리를 드셔주세요

 

접시가 놓여진다. 그 순간에도 시호는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꿈에서 본 메이드복 소녀, 그건 야요이와 매우 닮았기 때문이다. 시호 앞에도 접시가 놓여진다. 콩나물 가득인 스테이크. 꽤 양이 있는 요리다.

 

야요이의 요리는 각별하답니다. 부디 드셔주시지요?

 

말한 대로 스테이크를 먹는다. ……지금까지 먹어 본 고기보다도 맛있다.

 

우와, 이 고기 엄청 맛있구먼요!

 

나오도 마음에 들은 것 같다. 이오리도 조금씩이지만 먹기 시작했다.

 

기뻐해주셔서 다행이네요. 오늘은 신선한 생고기가 잔뜩 보내져왔답니다. ……, 역시 야요이의 요리는 각별하네요

 

그렇게 말하고 난 후의 치즈루의 표정을 시호는 놓치지 않았다.

사냥감을 보는듯한 사나운 짐승의 눈매를……

 

 


 

 

다시 방으로 돌아온다. 이 저택……그 두 사람은 너무 수상하다.

그렇게 생각한 시호는 저택을 탐색하려고 밖으로 나간다. 두 사람에게 권하는 건 그만두고 혼자서 움직이기로 했다.

한 방 한 방 객실을 찾을 필요는 없겠지 하며 복도를 걸어간다. ……복도 끝에 신경 쓰이는 방이 있다. 자물쇠로 닫혀져있는 거대한 문. 명백히 뭔가가 있다.

문에 귀를 대보았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열쇠도 근처에는 없는 것 같아서 안에 뭐가 있는 것까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자물쇠에 뭔가 붉은 자국이 묻어 있는 걸 봐 다가가 들여다본다.

 

「……뭘 하고 계시는 건가요.

 

뒤에 야요이가 서 있었다.

위험해, 하며 갑자기 탐험을 하고 싶어서라고 어린이처럼 변명을 하는 시호.

 

「……너무 서성거리시지 않는 편이 좋아요.

 

그것만을 남기고 야요이는 뒤돌아 떠났다.

 

여러분들은 손님입니다. 부디, 서성거리지 말아 주세요……」

 

사라져가는 그 목소리는 어딘가 공포에 떨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

 

 

 

역시 발각된 후에 이 이상 탐색을 하려는 기분도 없어져서 방으로 돌아가는 시호. 그러나 자물쇠에 묻어있던 붉은 자국 그게 신경 쓰였다. 그건 아마도……

자박, 거리며 밖에서 소리가 들린다. 창문으로 보자 누군가가 숲 속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

……그 손에는 무디게 빛나는 무언가가 보였다.

안 좋은 예감이 든다. 쫓을까, 쫓지 말아야 할까.

이 때 시호의 머리에 스친 것은 저택에 도착했을 때 꾼 꿈. 그건, 설마……

깨달았을 때는 창문에서 밖으로 뛰어나갔었다. 향하는 곳은 꿈에서 본 오두막집.

어두운 숲 속을 숨죽이며 나아간다. 그리고 꿈에서 달렸던 그 숲은 저택에서 가는 길과 일치했다.

저택 밖은 인기척은커녕 동물 기척조차도 없다. 기분 나쁜 숲을 나아간다.

 

 

 

이윽고 꿈에서 본 오두막집에 도착한다. 창문은 깨져있었다. 터질 것처럼 격하게 뛰는 심장을 억누르며 오두막집 안을 들여 본다.

 

「――――!!!!!

 

안에 펼쳐진 것은 꿈에서 본 광경 그대로였다.

아니, 현실은 조금 달라.

매달려 있는 사람은 몸의 일부, 아니 고기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있었다.

이것과 똑같은 광경을 TV로 본 적이 있다. 그래, 그건……

 

……

 

어쩌면 그 고기는.

그렇게 생각해버린 게 마지막으로 그건 멈추지 않았다. 한참을 되돌린 후에 휘청거리며 오두막집 안으로 들어간다.

오두막집 안쪽에 작은 책상이 있다. 피로 얼룩진 나이프와 새빨갛게 물든 일기.

멍해진 머리로 일기를 읽는다.

 

 


 

 

이건 저의 참회입니다.

저는 치즈루 님을 따라 배로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어느 날, 배가 폭풍에 휩쓸려 이 섬에 표류해버렸습니다.

치즈루 님과 저는 무사했었지만, 주인님과 많은 고용인은 이미 숨을 쉬고 계시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이 섬에는 큰 저택이 있어 저와 치즈루 님은 그곳에서 구조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 섬에는 통신기가 없었고, 또 가까운 폐촌에도 배가 없어 마치 외계에서 떼어진 것 같은 장소입니다.

저택은 깨끗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가 지냈던 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마치 고문 방 같은 장소가 있거나 저택 뒤에는 많은 묘가 있거나 등, 무척이나 기분 좋은 장소는 아니었습니다.

언젠가 구조가 올 거라고 저택에서 계속해서 기다렸지만, 언제까지 기다려도 구조는 오지 않고 식재료도 없는 이 토지에서 저는 그만 견디지 못해 바다에 몸을 던지려고 했을 그 때였습니다.

바다에서, 뭔가 큰 게 떠내려 온 것입니다. ……그건 따님이었습니다.

살아 계신 건가하고, 가까이 다가갔지만 이미 숨을 쉬고 계시지 않으셨습니다.

적어도 무덤에 묻으려고 시체를 해변으로 올렸을 때……강렬한 공복이 덮쳐왔습니다.

저는…… 따님을 맛있어 보여 라고, 생각해버렸습니다.

조리도구가 저택에 있다는 것을 저는 확인했습니다.

치즈루 님께 발견되면 위험하다고 생각해 우선 이 오두막집에 시체를 숨겨 해체를 시작했습니다.

저택에 돌아가자 굶어 지금이라도 죽어버릴 것 같은 치즈루 님께서 계셨습니다. 빨리 배를 채워드려야겠다고, 이 고기는 섬에 있던 사슴 고기라고 변명해 저는……따님을, 치즈루 님께 드렸습니다.

과오를 깨달아 후회한 것은 배를 채우고 난 후였습니다.

따님을 전부 먹고 나자, 치즈루 님은 더 고기를, 고기를 이라고 말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견디지 못하고 치즈루 님께 모든 것을 고백했습니다.

치즈루 님은…… 발광해버리셨습니다.

그리고 딸에게도 이 고기를 먹여야 해, 딸은 어디 있니 라고, 환각을 보는 것처럼 행동하게 되어버리셨습니다.

저는, 큰 죄를 저질러버렸다고 점점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걸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치즈루 님을 굶기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저도 사람의 맛을 기억해버렸기 때문일까요.

해변에 올라오는 식재료를 해체해 연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사람으로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사람을 먹는 것을 기대하고 있으니까요.

 

 


 

 

읽으셨군요

 

목소리가 들린다. 서둘러 그 자리에서 물러나 뒤에서 찌른 나이프를 교차했다.

나이프를 들고 떨고 있는 야요이가 있었다.

 

야요이 씨…… 어째서인가요! , 이런 짓을……!

저는……저는 메이드에요!

 

나이프를 잡고 시호를 겨냥하는 야요이. 눈물을 흘리면서 덤벼든다.

 

치즈루 님을 죽게 내버려 둘 수는……없어요!

 

미친 듯이 나이프를 휘두르는 야요이. 나이프 끝이 가까운 곳에 있는 큰 쓰레기통에 맞았다. 안에서 나온 것은 본 적 있는 얼굴.

 

, 미나코…………」

 

그건, 같은 동아리 선배.

나오 씨와 사이가 좋았던 사타케 미나코의 목이었다.

 

…… 어제 왔었어요.

 

야요이가 목을 들어 올린다.

 

당신도 이렇게 되는 거예요. 얌전히 있어 주시지 않으실래요

 

그대로 내 쪽을 향해 목을 던졌다. 날아오는 미나코와 눈이 맞아, 발이 멈춘다. 그 틈에 야요이는 나이프를 들이대――――

 

……――――!

 

혼란해진 시호는 그 자리에 넘어져버린다. 왼쪽 눈에 나이프가 찔렸다.

솟구치는 통증, 뜨거워, 뜨거워, 뜨거워……

그 순간 시호의 안에서 무언가가 끊어졌다. 눈을 찔렀던 나이프를 빼, 다시 휘두르는 야요이.

한 번 찌르고 완전히 방심하고 있던 그 가슴에, 책상 위에서 훔쳐 숨기고 있던 나이프를 꽂는다.

 

「…………」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고 굳은 야요이. 그대로 야요이를 밀어 넘어트려 나이프를 몇 번이나 찌르는 시호.

 

「………………………………」

 

피로 젖은 손과 눈앞에 있는 움직이지 않게 된 고깃덩어리.

자신이 한 것을 점점 이해한 시호.

 

아냐……나는……죽을 거 같았으니까……」

죄송합니다……치즈루……아가씨……」

 

아직 숨이 있어. 살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어떻게든 상처를 막을 무언가를 찾아야――――

 

죽어버리는 거구나. 야요이. 지금 편하게 해 줄게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본다. 숨이 끊어질 듯한 야요이 위에 올라 타, 목을 조이는 치즈루가 있다. 야요이는 괴로워하면서도 어딘가 안심한 표정으로 저항도 하지 않았다.

 

치즈, , , 무슨 짓을……」

당신이 이렇게 한 거랍니다? 시호

 

움직여지지 않게 된 야요이에게서 떨어져 시호에게 다가오는 치즈루.

 

그럼……저희 집의 메이드가 죽어버렸네요. 당신, 여기서 일하지 않으시겠나요?

, 슨 말을……」

그럴 것이, 당신이 야요이를 죽여버렸는 걸요

 

치즈루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치즈루가 시호의 뺨을 어루만진다. 가까이에서 본 그 눈은 시호를 보고 있지 않는 듯한, 초점이 맞지 않는 흐린 눈을 하고 있다.

 

제 집에는 메이드와 딸이 필요하답니다. 거부권은 없답니다?

 

손이, 뺨에서 목으로 뻗어간다. 죽은 사람처럼 차가운 것이 목에 감긴다.

 

「……, 저는……」

 

이제, 죽이고 싶지 않아, 여기서 도망치고 싶어.

그렇지만 그렇게 말해버리면 분명 살해당할 거야.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눈앞에 있는 치즈루는 광기로 흘러 넘쳐있었다.

 

「……, 알겠습니다……」

 

여기선 따를 수밖에 없어. 그리고 나오 씨와 이오리 씨를 데리고 도망치자.

 

그걸로 된 거에요, 시호. 그럼 맨 처음 일을 주지요. 저택으로 돌아가죠?

 

저택을 향해 걸어 나가는 치즈루. 시호는 그 뒤를 따라간다. 그 발걸음은 무척이나 무거웠다.

 

 


 

 

우선은 옷을 갈아입을까요. 이 저택에는 많은 고용인을 위해 옷이 있어요

 

그렇게 말해 아마도 야요이가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방으로 안내되었다. 문을 열은 시호 눈에는 이상한 광경이 펼쳐져있었다.

 

죽이고 싶지 않아

죄송해요

먹고 싶지 않아

즐거워

살고 싶어

 

새빨간 글자로 벽에 몇 개나 적혀져 있는 글자. 야요이의……피인 걸까.

눈을 돌려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다. 야요이와는 색이 다른 나비를 모티브로 한 메이드복. 진정해져서 인걸까, 눈의 통증이 신경 쓰여서 방에 있는 구급상자에 들어 있는 안대를 찬다.

 

어울리네요. 그럼 바로 내일 아침을 대비해서 요리 준비를 할까요?

 

다음으로 치즈루에게 이끌려 간 곳은 전에 왔을 때 자물쇠로 닫혀져 있던 방. 그 거대한 문을 치즈루가 연다.

 

머꼬 이기! 어떻게 된 기고!

 

안에 있던 것은 거대한 테이블 위에 쇠사슬로 양손 양발을 고정당한 나오였다.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시호……시호냐!? 우예서 그런 곳에 있나!? 그 옷은……」

 

나오가 이쪽을 알아챘다. 안 좋은 예감이 들어. 땀이 멈추지 않아. 치즈루가 시호의 양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귓가에 속삭인다.

 

 

 

내일 요리 준비, 부탁 할게요?

 

 

 

시호의 손에 나이프가 건네진다. 구역질이 두통이 눈의 통증이 모든 통증이 전부 이게 현실이라고 느끼게 해준다.

 

! 시호에게 뭘 할 셈인 기가! 시호! 내는 됐으니까 빨리 도망치라!

 

뭐가 일어날지도 모르고 시호를 걱정하는 나오. 치즈루는 뒤에서 웃고 있을 뿐이다.

한 발자국, 또 한 발자국 나오에게 다가간다. 땀으로 나이프가 미끄러질 거 같다.

……그 때 시호의 머리에 어떤 게 스쳐간다.

지금이라면……치즈루를 죽일 수 있는 게 아닐까.

이미 한 명을 죽였다.

그럼……또 한 명 죽여도 변하지 않아.

이건 나오와 이오리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다.

시호의 발이 멈춘다. 크게 숨을 내쉬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시호?

 

치즈루의 목소리가 들린 순간 뒤로 덤벼들어 나이프를 들이민다. 그 움직임에 망설임은 없었다. 그러나 치즈루는 그곳에 없었다. 어느 샌가 시호의 옆에 서 있었다.

 

주인에게 손을 대다니, 못된 메이드네요

 

그 목소리를 들은 순간 시호의 몸이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공포로 몸이 굳어 버린 걸까, 기습을 하지 못해서일까.

 

메이드의 역할은 주인을 지키는 게 아닌가요?

 

치즈루는 재빠르게 나이프를 들고 있는 손을 쳐서 떨어트렸다. 나이프를 주우려고 몸을 굽힌 시호의 머리를 억눌러――――

 

실수도 한 번이라면 용서해드린답니다. , 더 이상 거스르지 못하게……」

 

안대가 벗겨진다. 드러난 상처입은 눈을 치즈루가――――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시호!? 시호!! 괘안나!! , 시호에게 무슨 짓을 한긴가!

 

시호에게서 빼낸 그것을 치즈루는 핥는다.

 

시호, ……부탁 할게요?

 

강해져가는 통증을 억누르며 떠는 손으로 나이프를 든다.

시호의 머리에 남은 것은 죽고 싶지 않다는 의사 뿐.

 

나오 앞에 서서 나이프를 기도하듯이 내건다.

 

, ……? 거짓말이제? 있제, 몰카지……?

 

나오의 목소리가 떨린다. 적어도 한 번에. 하고 생각하며 나오의 심장만을 바라본다. 그러나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는다. 죽이지 않아, 죽이고 싶지 않아. 누가, 도와줘――――

 

시호

 

치즈루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목소리가 합의인 듯이 나이프는 나오의 가슴으로 내려찍혔다.

고기를 가르는 기분 나쁜 감각. 야요이 때는 느끼지 못했던 그게 나이프를 통해 시호의 손으로 전해져버렸다.

 

,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나오의 목소리가 울린다. 심장을 찔렀을 텐데, 어째서 살아 있는 거야? 하고 시호는 혼란해버린다. 나이프를 빼서……

 

죄송해요……용서해주세요……」

 

가냘프게 사죄가 새어 나갔다. 그러나 내려찍는 나이프는 명확한 살의가 있었다.

 

, , , , ……」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죄송해요……!

 

단말마와 사죄가 교대로 울린다. 나오에게서 흘러나온 피가 시호를 물들여 간다.

 

시호?

 

치즈루가 시호의 손을 잡아 멈췄다.

 

그 이상 하면, 다진 고기가 되어 버려요?

 

그 말을 듣고 눈앞의 나오를 본다. 피투성이가 되어 엉망진창이 된 복부. 몇 번이나 찔린 가슴.

그리고 공포에 부릅뜬 나오와 눈이……

 

토할 거면 밖에서 해주실래요?

, 우웩……」

 

치즈루의 말에 따라 밖으로 나간다. 이젠 안 나올 거라 생각한 내용물이 나온다.

 

그럼 조식 준비를 부탁 할게요? 식재료는 냉장고에 들어있어요. 그리고 지금 죽인 것은 사용해 주세요. ……, 처음 하는 일이니 제일 자신 있는 요리를 만들어 주실래요?

 

치즈루는 걸어간다. 아마도 자기 방에 돌아가는 거겠지.

일어난 사항에 머리가 따라가지 않는다……그렇지만 아마도 해야만 하겠지.

문득 평화로운 일상이 머리에 떠올랐다. 시호의 요리를 기뻐해주는 가족. 동생은 언제나 시호가 만든 스튜를 맛있게 먹어 주었다.

어째서 이런 걸 지금 생각할걸까.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떠는 몸과 움직이지 않는 머리로 요리를 시작한다.

 

 


 

 

해가 떠오른다. 시호는 한 잠도 자지 못했다. 당연하다. 이런 일이 일어난 후에 잘 수 있을 리 없다. 일어나 요리를 식당으로 가지고 간다. 문을 열자 그곳에는……

 

왔군요. 시호

「……어째서

 

식당에 있던 건 치즈루와……이오리였다. 이오리는 공포로 떨고 있다. 몸에는 몇 가지 베인 듯한 상처 자국이 있다.

 

시호, 이게……제 딸인 이오리랍니다

 

머리가 따라가지 못한다. 뭐가 일어난 걸까. 이건 역시 꿈이 아닌 건가.

 

그럼 요리를 먹을까요, 이오리?

 

치즈루가 말한다. 시호는 요리를 치즈루와 이오리 앞에 놓았다.

 

어머, 비프 스튜네요……, 야요이 못지않게 맛있네요. 역시 당신을 고용해서 다행이네요

 

그 말을 듣고 이오리가 시호를 노려본다. 그러나 시호의 옷에 묻은 피를 보고 파래진다.

 

……설마……」

이오리? 왜 그러시나요? ……시호, 이오리에게 요리를 먹여 주시겠나요?

「……알겠습니다

 

스푼에 스튜를 담아 이오리에게 다가간다.

 

이오리……

저기, 어째서, 시호……」

이오리 님

……」

이오리 님

싫어……」

 

먹으려고 하지 않는 이오리.

 

시호?

 

치즈루의 목소리, 그것만으로도 시호에게 긴장이 간다. 자신도 모르게 이오리의 뺨을 쳐버렸다.

이오리는 울면서 스튜를 먹기 시작한다.

 

그래, 그걸로 된 거에요. 두 사람 다……」

 

치즈루가 웃는다. 그건 영원히 계속되는 광기를 가리키는 것 같았다.

 

 


 

 

요리를 정리한 후. 가만히 있지 못하게 된 시호는 저택 밖을 걷고 있었다. 저택 뒤, 그곳에는 나뭇가지 십자가로 만들어진 묘가 나란히 있었다. 그 앞에 이오리가 있었다. 손이 흙으로 더러워져 있다. 아마도 나오의 묘를 만들고 있었던 거겠지.

 

「……이오리 씨

 

말을 걸자 이오리가 이쪽을 알아챘다. 그리고 시호의 뺨을 세게 쳤다.

 

「……, 절대로 용서 하지 않을 거니까

 

그대로 방으로 돌아가는 이오리. 맞은 뺨을 누르며 고개를 숙이는 시호.

 

「……용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묘에 다가간다. 손에는 근처에 나 있던 오렌지 거베라. 나오 뿐만이 아니라 야요이의 추모를 담아 눈에 띈 이 꽃을 가지고 왔다.

나는 사람을 죽이는 메이드로서 고용되었다.

그럼 그 역할을 다할 수밖에 없겠지.

이미 두 사람이나 죽여 버렸다. 이제 나는 돌아갈 수 없다.

묘를 뒤로하고 걸어간다. 이제부터 많은 사람을 죽이게 될 거라고 시호는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어째선지 시호는 웃고 있었다.

그게 지금부터 일어날 비극에 대하여 체념한 웃음이었는지, 죽이는 것에 쾌감을 느끼기 시작해서 인건지 시호는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