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5. 12:34ㆍ글/밀리
* 烏零
* 誰ソ彼ノ淵・悔
황혼의 늪 2차창작 세번째 작품. 카오리 씨 주역입니다. 스포일러 주의
「내가……내가 지켜야해……」
어두운 숲속, 허리가 빠져 주저앉은 여성.
눈앞에는 튄 피에 물든 메이드와 배에 큰 구멍이 뚫려있는 시체.
뒤에는 달려서 도망치는 교복을 입은 두 명의 여학생.
「나는……선생님이니까……」
「남기실 말은 그것뿐인가요」
메이드의 나이프가 휘둘러진다.
그 순간 여성의 시선은 높게, 높이 날아……
지면에 내동댕이쳐짐과 동시에 의식이 끊어졌다.
「……선생님?」
의식이 돌아온다. 저택의 한 방.
멍한 머리를 누르며 선생님이라고 불러진 여성……사쿠라모리 카오리는 지금 상황을 확인한다.
눈앞에는 학생인 시마바라 엘레나와 노노하라 아카네. 눈앞에는 자물쇠로 닫혀져 있는 커다란 문. 지금은 첫날밤……? 혼란한 머리로 무엇이 일어난 건지 생각한다. 분명 이후, 무언가 비명 소리가 들려와서……
「……윽!」
카오리는 또 한 명의 인솔……교육실습생인 아키즈키 리츠코가 있는 방으로 달렸다.
아마도 그녀는 이 후……
리츠코가 있는 방 앞, 그곳에는 메이드인 키타자와 시호가 서 있었다. 설마 돌아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무슨 일 있으셨나요?」
「아뇨……아키즈키, 선생님께, 전하지 못한 말이 있어서요……」
그렇게 말하며 시호를 밀어내 방에 들어갔다다. 안에는 아직 살아있는 리츠코가 있었다.
「어라? 사쿠라모리 선생님, 무슨――」
그만 리츠코를 안아버렸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사, 사쿠라모리 선생님……?」
「미안해……지금은 이대로 있게 해줘……」
밖의 발소리가 멀어져간다. 시호는 떠난 거겠지. 눈물을 닦고 아카네와 엘레나를 맞이하러 간다.
「왜, 왜 그래, 선생님? 갑자기 달려서……」
「미안해…… 두 사람 다, 리츠코 선생님의 방에 모여 줄래?」
작은 목소리로 두 사람에게 전한다.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두 사람은 끄덕여 방으로 돌아갔다.
……지금 당장 도망치자.
그 꿈은 아마도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리츠코 앞에 있었던 시호가 칼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
「다들, 알겠니? 지금부터 이 저택에서 도망칠 거야」
「……어째서, 인가요?」
「이 저택 사람들은 살인귀야. 믿지 못할 거라 생각하지만……우리들도, 살해당할 수 있어」
세 사람은 멍하니 있다. ……무리도 아니다. 이런 갑작스런 말 받아 들일 수 없겠지.
그러나 리츠코는 카오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저는 사쿠라모리 선생님을 믿어요. ……이 저택 사람들은 너무 수상하니까요.」
그것에 영향을 받았는지 아카네와 엘레나도 손을 잡는다.
「저, 저도……」
「응. 사쿠라모리 선생님이 거짓말을 칠거라곤 생각하지 못하는 걸」
「세 사람 다……」
다시 흐를것 같은 눈물을 참으며 빠르게 탈출 준비를 한다. 지금 당장 이 저택을 나가야만 해. 애초에 짐도 적었기에 바로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용하게, 그러나 빠르게 숲을 달렸다. 목적지는 산의 통신시설.
얼마나 달렸을까, 이제 곧 아침이 밝아질 때다. 산의 경사가 점점 높아진다.
이거라면 살 수 있을지도 몰라, 하고 희망을 품었기 때문인 걸까.
「손님, 어디에 가시는 건가요」
눈앞에 악마의 모습이.
나이프를 든 키타자와 시호가 서있었다.
「힉……설마, 진짜로, 카오리 선생님이 말하신 건……」
아카네가 말을 꺼낸다. 시호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다.
「설마 벌써 도망치려 하시다니. 그 탓에 제가 야단맞아버리잖습니까……」
나이프를 들고 쏘아보는 시호. 그 앞을 카오리가 가로 막는다.
「다들……도망쳐」
「선생님!? 안 돼! 같이 도망쳐야……」
「됐으니까! 가렴!」
자신도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걸까, 라고 그런 아무래도 좋은 걸 생각한다. 아카네와 엘레나는 주춤거렸지만 리츠코가 두 사람의 손을 잡고 달렸다.
「둘 다, 살자. ……사쿠라모리 선생님, 반드시 따라와 주세요」
「고마워……리츠코쨩……」
「리츠코 선생님! 기다려!」
「카오리 선생님! 카오――」
목소리가 멀어진다. 그걸 확인하고 근처에 있던 나무 막대를 든다. 칼을 든 상대와 비하면 불안하지만, 없는 것보단 낫겠지.
시호가 한숨을 쉬었다. 순간, 카오리의 오른발에서 통증이 달린다.
「윽……!?」
시호가 손에 들고 있던 나이프. 그게 카오리의 오른발에 던져졌다. 그 순간조차 보이지 않았던 카오리에게 통증보다도 먼저 당황스러움이 덮쳐진다.
「수고를 들게 하지 말아 주세요.」
카오리의 몸이 날아, 나무에 부딪힌다. 순식간에 다가온 시호의 발차기가 카오리의 배를 찼다.
「극……으으……」
겨우 통증을 실감해 일어서려고 한다. 시호는 그런 카오리에게 다가가 방금 전 충격으로 떨어진 나이프를 주웠다.
「안심해 주세요. 여러분께서 가시는 곳은 똑같으니까」
나이프를 치켜드는 시호. 힘이 들어가지 않아.
「내가……내가, 모두를 지켜야해……」
실없는 말처럼, 반복한다. 그건 저주의 말 같다.
그러나 나이프가 내려쳐지는 일은 없었다.
숲 뒤에서 조용히 다가왔던 리츠코가 시호에게 태클을 걸어 그대로 밀어 넘어뜨렸다.
「리츠코쨩!? 무슨……」
「사쿠라모리 선생님! 도망쳐주세요!」
밀어 넘어진 충격으로 나이프가 손에서 떨어진 시호. 몸을 부딪친 충격 탓인지, 좀체 일어나지 못한다.
「제가 누르고 있을 틈에! 빨리!」
「그런……리츠코쨩도!」
시호의 손이, 메이드복의 품속으로 움직인다. 거기서 숨겨두었던 두 번째 나이프로……리츠코의 옆구리를 찔렀다.
「큭……」
「리츠코쨩!!」
몇 번이나 찔려도, 리츠코는 시호에게서 손을 떼지 않는다. 오히려 돌을 잡아 시호를 치기 시작한다.
「큭……이,……」
「사쿠, 라, 모리, 선생님……빨……리……」
두 사람 다, 움직임이 둔해진다. 그 끝을 마지막까지 지켜보기 전에, 눈물을 참고 아픈 배와 다리를 질질 끌면서 통신기가 있다고 하는 정상의 오두막집을 향했다.
그러나 가는 도중 발이 미끄러져……
「윽……으, 윽……」
낭떠러지에서 굴러 떨어져버렸다. 통증보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또, 지키지 못했어.
리츠코의 희생을 헛되게 해선 안 돼. 산 위까지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천천히 나아간다.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산의 정반대에는 작은 취락. 섬을 나가기 위해 쓸 만한 배의 종류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통신 탑 같은 것이 세워져 있는 오두막집도 있었다. 한 가닥의 희망을 품고 오두막집 안으로……
「……거짓말」
그곳에는 통신기와 비슷하게만 생긴 장난감이.
「……악몽이야」
새빨갛게 물든 오두막집 안.
「왜……어째서……」
꿈에서 본 시체.
「아니야……아니야……!」
그것보다도 잔혹하고 무참하게 흩어진 두 학생의……
「아니야아아아아아아아ーーーーーーーー!!!!!」
그 자리에 무너져 내려, 주먹을 몇 번이나 단단한 지면에 내리쳤다. 피부가 벗겨져 살이 드러내져도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내가! 내가! 내가, 지켜줘야 하는데!」
도망치자고 말했으니까?
오두막집에 가자고 말했으니까?
혼자서 맞서려고 했으니까?
수많은 후회가, 떠오르고 사라져 간다. 어느 하나도 이미 늦었다.
얼마나 외쳐도, 생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목소리가 갈라져 주먹의 감각이 없어져도 그 행위는 끝나지 않았다.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이젠 눈물도 목소리도 말랐다. 그대로 위를 향한 채 쓰러진다.
「여기에……있었, 군요」
눈앞에 상처투성이인 시호가 서있다. 리츠코에게서 받은 상처인지 머리에서 대량의 피를 흘리며 휘청거리고 있다.
「우리들이……뭘 했다고 이러는 거야」
「이 섬에 들어온 시점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요. 주인님의 명령은 절대적이므로」
나이프가 힘없이, 하지만 확실히 카오리의 가슴에 찔러졌다.
「그러니까……쓸데없는 수고를, 들게 하지 마……!」
처음으로 시호가 화냈다. 분노에 맡겨 카오리의 몸을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다진다.
이제 카오리에게 있어서 어찌되든 좋았다.
또 아무것도 못했다는 절망감이 카오리를 감싼다.
머리와 몸이 분리되었을 때, 카오리의 의식은 다시 사라졌다.
「……어」
다시 의식이 돌아온다. ……밤의, 만찬회.
눈앞에는 저택의 주인인 니카이도 치즈루와 키타자와 시호.
치밀어 오르는 건……공포와 분노.
그만 구역질해버릴 것 같았지만 그걸 억누르고 필사적으로 평정을 찾아 식사를 하였다.
식사 후, 무언으로 방에 돌아간다. 학생들은 불안한 듯이 보고 있었지만 그것조차도 마음에 둘 여유는 없었다. 방에 들어가 숨을 크게 내쉰다. 메마른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어째서 그런 꿈을 꾼 걸까. 아니면 그건 현실에 일어날 예지 같은 걸까.
……이젠, 여기서 도망칠 수 없어. 그 메이드에게도 살해당해. 그럼……
각오를 하고 머리를 강하게 친다.
이제 되돌아가지 않아. 반드시 그 아이들을 지킬 거야.
「시호 씨, 조금 치즈루 씨와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는 데요……」
「주인님과 말씀이신가요」
의아한 표정을 하는 시호. 그러나 그대로 안내를 해 주었다. 아무래도 그다지 경계는 하지 않는 것 같다. 자물쇠로 잠겨 있던 방, 그 맞은편에 주인의 방이 있었다.
시호가 문을 연다. 안에는 거대한 테이블과 많은 책이 꽂혀 있는 선반. 그리고 안쪽 의자에 앉아 있는. 주인인 치즈루가 있다.
「어머, 무슨 일이신가요?」
「네, 사실은 치즈루 씨와 조금 상담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가능하면 시호 씨는 자리를 피해주셨으면 하는데……」
「알겠습니다. 시호?」
치즈루가 말하자 시호는 순순히 물러났다. 문이 닫혀, 치즈루가 괴이한 미소를 띠며 물었다.
「그럼……무슨 일――」
말이 끝나기 전에, 저녁 식사 때 사용하던 나이프를 목에 찔러 넣었다.
「컥……」
외치기 전에 몇 번이나 나이프로 찌른다. 그 눈에 망설임은 없다. 흐린 눈으로 담담히 찔러간다.
「이, 게……당신, 의, 선택, 인거네요……」
이윽고 치즈루는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그걸 보고 치즈루의 시체를 걷어차, 큰 소리를 낸다.
「무슨 일이신가요!?」
소리에 놀란 시호가 방에 들어온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치즈루의 시체를 본다.
「주인, 님?」
그 무참한 모습에 한 순간 움직임이 멈춘다. 그 틈을 타, 등 뒤에서――
「아아아아아아아ーーーーー!!!」
카오리가 나이프를 내리꽂았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시호는 반응이 늦어진다.
「당신들이! 없었으면! 우리들은……!」
시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당하는 대로 전신을 찔려간다.
문득, 시호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죄송, 해요……」
나온 말은, 사죄의 말. 그걸 들은 동시에 카오리의 손이 멈춘다.
「윽……으윽」
뭐가 올바른 걸까.
어떻게 하면 좋았을까.
살아남은 후에도, 후회가 남을 뿐이다.
갈 곳 없는 감정은 눈물이 되어 그저 흘렀다.
「사쿠라모리 선생님!? 뭔가 큰 소리가…윽!?」
다가온 리츠코가 본 것은, 참상.
몇 번이나 찔러져 숨이 끊어진 치즈루와 시호. 피로 얼룩진 나이프를 쥐고 있는 카오리.
「도……도대체, 무슨……」
무서워하는 리츠코, 카오리는 한숨을 돌리며,
「아키즈키 선생님. 나는, 이 사람들을 죽여 버렸어. ……믿을 수는 없겠지만. 이 사람들은 많은 사람을 죽여 온 거 같아」
의심의 눈초리를 향하는 리츠코. 당연하겠지. 사람을 두 사람이나 죽였다고 하는데 카오리는 태연하게 있다. 그 눈은 두 사람이 아닌 허공을 보면서, 마음이 여기에 있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 두 사람 곁에 누군가가 다가온다. 리츠코가 눈을 돌려 발소리가 나는 쪽을 보자……저택 주인의 딸, 이오리가 있었다.
……저것도, 저택 동료. 나이프를 가진 손에 힘이 담긴다.
「사쿠라모리 선생님! ……도망쳐요!」
이오리를 향해 외치는 리츠코. 그러나 이오리는,
「그 사람들은, 진짜로 살인자야……」
눈물을 흘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는 이오리.
「고마워……구해줘서……」
흐느껴 울면서 감사를 전하는 이오리.
두 사람은 그저 당황하고 있을 뿐이었다.
두 사람은 이오리에게서 사정을 들었다.
이오리도 카오리네와 마찬가지로 조난되어 이 섬에 떠내려 왔다는 것.
그 두 사람에게 잡혀, 이 저택에 가둬져 있었던 것.
그 탓에 저택에서 그다지 떨어진 적도 없고, 통신기가 정말로 있는 것인지, 다른 사람이 또 있는 것인지 모른다는 것.
「우선은 밖에 나가 조사할 필요가 있겠네요.」
「오늘은 늦었으니까 내일 조사하자. ……난, 지쳤어」
카오리를 보는 리츠코. 그 눈에는 공포가 떠올라 있다. ……무리도 아니다.
카오리는 도망치듯이 그 자리를 떠난다.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두 학생이 있다. ……카오리의 옷에 묻은 대량의 피를 보고,
「서, 선생님!? 무슨 일이야 그 피!?」
「어딘가 베인 건가요……!? 빠, 빨리 지혈을……!」
「괜찮아. ……사실은 치즈루 씨와 시호 씨가 죽어 있었어」
자신이 죽였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명백히 당황해 하고 있다.
「어, 어째서!? 도대체 누가!?」
「여, 역시, 이 저택은 뭔가 이상해……!」
「진정해. ……밖에서 죽어 있어서, 무언가에 습격당한 거 같아. 위험하니까 빨리 방으로 돌아가서 쉬렴」
납득하지 않은 것 같았지만 두 사람은 방으로 돌아간다. 그걸 끝까지 지켜보고 자신도 방으로 돌아가는 카오리.
……반드시, 내 학생들은 지킬 거야.
카오리는 피에 얼룩진 자신의 손을 보고 결의를 새로 다진다.
다음 날, 카오리는 피에 더러워진 옷에서 주인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걸 입자 어딘가 의식이 날아갈 듯한, 이상한 감각에 빠졌다.
「……그럼, 탐색은 어떻게 할 건가요?」
카오리가 만든 간단한 조식을 먹으면서 리츠코가 말한다. 다행히 빵이나 야채는 업소용 같은 거대한 냉장고에 들어가 있었기에, 그걸 사용했다.
「밖은 뭐가 일어날지 모르니, 저 혼자 가겠습니다」
「안 돼요! 카오리 선생님 혼자서 그런 걸 하게 할 순 없어요!」
「맞아요……저와 엘레나도 갈래요!」
곤란하네, 하는 카오리. 아마도 다른 사람은 없겠지만, 두 사람을 위험하게 둘 수는 없다.
거기에, 식탁에 섞여 있던 이오리가 말을 꺼낸다.
「나……밖에 나가고 싶어. 계속 저택에 갇혀 있었으니까……나도, 갈래」
「잠깐, 밖은……」
「아니, 알았어」
멈추려고 하는 리츠코를 카오리가 막는다.
「아키즈키 선생님은 여기에 남아서 아카네 양과 엘레나 양 두 사람을 지켜줘. 이오리 씨와 같이 밖을 보고 올게」
「……사쿠라모리 선생님」
리츠코의 의심의 눈초리는 풀리지 않는다. 그런 시선을 무시하고, 이오리에게 묻는다.
「이오리 씨, 그걸로 괜찮을까?」
「전, 그걸로 괜찮아요」
한숨을 쉬며, 포기한 듯이 끄덕이는 리츠코. 엘레나와 아카네는 걱정하듯이 카오리와 리츠코를 바라본다.
「아키즈키 선생님, 두 사람을 부탁해」
「……알겠습니다」
납득하지 못한 듯한 리츠코를 두고 빠르게 준비한다. 두 사람은 오전 중에 저택을 나갔다.
아직 해는 높은데 숲은 어두웠다. 두 사람이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은 산 맞은편에 있는 취락. 산길을 오르면서 카오리는 이오리에게 물었다.
「……정말로, 이 섬에 대해 모르니?」
카오리가 묻는다. 이오리는,
「내가 여기에 갇히고서 조난자 이외의 사람은 본 적 없어……아마 통신기가 있다는 이야기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해」
「……그래, 역시」
중얼거림과 동시에, 주운 나무 막대로 이오리를 쳤다. 갑작스럽게 머리를 맞은 이오리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
「아……어, 째서……」
「우리들은, 숲에 들어와서 폭한에게 습격당했어」
나무 막대를 치켜 올려, 이오리를 향해 내리친다.
「이 숲에는 무서운 사람들이 있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돼」
몇 번이나, 막대를 내리친다. 이오리는 이윽고 조금도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무슨, 짓을 하신 건가요. 사쿠라모리 선생님……!」
많이 들어본 목소리, 어째서, 그녀가 여기에……
돌아보자, 숨을 헐떡이는 리츠코가 서 있었다.
「신경 쓰여서 따라와 봤어요. ……어째서, 이오리쨩까지 죽일 필요가 있었나요!」
「……어쩔 수, 없어」
허공을 바라보며, 말하기 시작하는 카오리.
「밖에 나가면, 모두 죽어버려. 저 저택은 지금 이 섬의 어디보다 안전해. 밖에 나가선 안 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돼……」
「사쿠라모리, 선생님……?」
「나는 선생님이야. 나는 모두를 지켜야해. 그러니까, 모두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는 없어. 알아줘, 아키즈키 선생님……?」
「무슨, 말을 하시는 건가요……」
「……몰라, 주는 거야?」
리츠코에게 다가간다. 그 눈은 완전히 미친 사람의 눈이었다.
「싫어……다가오지 마……」
「리츠코쨩……부탁이야……」
카오리에게서 떨어지려고, 리츠코가 뒷걸음질 친다. 그 발이, 산길 끝에서 헛디뎌진다.
「앗……」
「……리츠코쨩!」
순식간에 모습이 사라진 리츠코. 서둘러 달려가 벼랑 밑을 보자……
……부러진 나무 끝에, 배를 관통당한 리츠코의 모습이 있었다. 아직 숨이 있는지, 발버둥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꿈에서 본, 배에 구멍이 뚫린 시체 같은……
리츠코의 손이 카오리를 향해 뻗는다. 겨우 움직이는 입.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전혀 들리지 않아. 손은 힘없이 축 늘어져,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아니야……어째서……」
학생을, 리츠코를 구하고 싶었다. 그것뿐이었는데
「어째서……나는……」
답은 없다. 눈물은 이제 나오지 않았다.
문득, 숨겨두었던 나이프를 꺼냈다.
――――지금까지, 나는 죽으면 과거로 돌아갔다.
그럼, 또 죽으면 리츠코를 구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 목에 나이프를 가져간다. 그 끝이 목에 닿아, 피가 흐를 때였다.
「……선ー생ー님!」
엘레나가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라, 나이프를 놓쳐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트려 버렸다.
이윽고 엘레나와 아카네가 카오리의 곁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은 이오리와 리츠코의 시체를 보고, 소리 질렀다.
「어째서…… 이오리 씨와 리츠코 선생님이, 죽어 있는 거야……!?」
「카오리 선생님! 무슨 일이 있던 거야!?」
두 사람에게 질문을 받는 카오리. 숨을 가다듬으며,
「……갑자기 숲 속에서 습격당했어.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서, 도망쳐서 와봤지만……역시, 이 숲은 위험해. 돌아가자.」
끄덕이며 저택으로 돌아가는 세 사람. 저택에 도착해 자물쇠를 잠가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그치만, 밖에 나갈 수 없다니, 어쩌면 좋을까……」
「괜찮아, 아카네 양. 이미 도움은 불렀을 테니까, 이 저택에서 기다리자」
아직도 불안해하는 두 사람. 그런 두 사람에게 카오리는 냉철한 눈을 향한다.
「그런데, 어째서 두 사람과 아키즈키 선생님은 저택을 나와 버린 걸까나」
갑자기 표변한 카오리에게, 두 사람은 당황했다. 그리고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엘레나가 말한다.
「리츠코 선생님이, 카오리 선생님이 걱정이야 라고…… 그래서, 우리들도 카오리 선생님이 걱정돼서……」
「그랬니. 걱정해 준 건 고마워. ……잠깐 따라와 줄래?」
걸어가는 카오리를 미심쩍게 생각하면서도 따라가는 두 사람. 멈춘 것은 치즈루……주인의 방.
「들어가렴」
카오리에게 재촉당해, 두려워하며 방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그 발에, 쇠사슬이 달린 족쇄가 채워진다.
「서, 선생님!? 무슨……!?」
「너희들이 잘못 한 거야」
쇠사슬은 주인의 방 벽에 이어져 있어, 방 안을 움직일 정도의 길이 정도이다. 어떻게든 빼내려고 발버둥치는 엘레나를 두고 아카네가 묻는다.
「선생님……어째서 이런 짓을……?」
카오리는 한숨을 쉬며 하늘을 바라본다.
「……아키즈키 선생님은 밖에 나갔으니까 죽은 거야. 내 말을 안 지켰으니까. 너희들도, 그렇게 될지 모르잖아?」
아카네의 얼굴을 다정하게 양 손으로 감싸, 그 눈을 응시한다. 아카네가 본 카오리의 눈은, 아카네를 보고 있지 않는 듯한 새까맣게 흐린 눈이었다.
「여기에 있으면 안전해. 내가 지켜줄 테니까. 그러니까 두 사람 다 얌전히 여기에 있어 주렴?」
공포 탓에 아카네는 말을 잃어버린다. 엘레나는 아직 쇠사슬을 벗어내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싫어! 싫다구! 선생님! 어째서! 어째서야!」
「……엘레나 양은, 알아주지 못한 거구나. 그치만 이제 괜찮아. 이걸로 너희들을 지킬 수 있으니까. 요리는 가져다 줄 테니까」
엘레나는 계속해서 소리 지른다. 그러나 포기했는지, 남은 것은 오열뿐이었다. 그 모습을 본 카오리는 만족한 듯이 문을 닫는다.
「후후……이걸로, 저 아이들은 지켜져……후후, 후후후……」
그러자 현관문이 두드려지는 소리.
가까이 있는 창문으로 밖을 본다. 본 적 없는 모래투성이인 남자가 한 명. 우리처럼 조난당한 걸까?
「……지금, 열게요」
문을 연다. 남자는 웃으면서 말을 건다.
「실례합니다. 타고 있던 배가 난파되어 버려서. 괜찮으시다면 뭔가 외부와 연라……」
말이 끝나기 전에 목을 나이프로 단숨에 벤다. 뭐가 일어난 건지 몰랐던 남자는 자신이 베였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쓰러져 있었다.
「……마침 잘 됐어. 저 아이들, 기뻐해 줄까」
다시 웃음소리. 아까와는 다른, 큰 웃음소리.
……이걸로, 옳았던 걸까.
…………좀 더, 좋은 방법이 있던 게 아닐까.
………………리츠코쨩도, 이오리 씨도, ……그 메이드나 주인도, 죽이지 않아도 되는 길이 있던 게 아닐까.
생각할 때마다, 머리가 아파진다.
그런 통증을 없애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얼버무리기 위해서인가, 그저 계속해서 웃었다.
「안녕. 엘레나 양. 아카네 양」
이 섬에 오고서 얼마나 지난 걸까.
그로부터 몇 명을 죽이고, 몇 명을 먹었는지 기억하지 않는다.
맨 처음 일주일정도는 두 사람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윽고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오늘은 그녀들이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게 된지 3일정도일까.
평소처럼 식사를 방에 있는 테이블에 둔다. 그러나 두 사람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가, 맥을 확인한다. ……맥이 뛰지 않는다.
――――또, 지키지 못한 거네.
그러나 카오리의 안에 지금까지처럼 절망은 없었다.
요리에 사용했던 나이프를 꺼내 목에 댄다.
괜찮아. 다음은, 더 잘 할 테니까.
두 사람에 대한 참회는 없다. 카오리의 안에 있는 것은 처음부터 변함없이, 단 한가지의 사명감.
……어떤 수단을 써도, 얼마나 자신이 더러워져도, 학생들을 지킨다……
카오리의 목이 떨어진다.
남겨진 세 구의 시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저택의 시계 소리만이, 불길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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