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light

2021. 2. 12. 07:02글/밀리

* みずきちP

* Twilight


조금 미래인 아이돌 히어로즈. 어른이 된 우미 이야기.


 

처음부터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모두가 좋아하는 아이돌 히어로즈의 이야기가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데스트루도나 네메시스가 세계를 정복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럼 뭐냐고?

그건 추후 설명하는 걸로 하고.

 

마을에서 떨어진 숲에 괴물이 나온대.

거리에서 그런 소문이 들리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맨 처음은 부활동이 끝나고 돌아가는 학생이었다.

그 날, 평소보다 귀가가 늦어진 그는 지름길이기도 한 숲 외길을 일심불란하게 달려서 지나가고 있었다.

평소부터 인기척도 없고, 어두컴컴해서 기분 나쁜 그 길은 해질녘과 함께 한층 더 기분 나쁨을 자아내고 있다.

 

이렇게 늦을 거라면 와달라고 할 걸 그랬어.

 

그렇게 투덜거려 보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기분 나쁜 건 모르지만 그것보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이 루트를 선택해 버렸다.

조금 있으면 완전히 해가 저문다.

그전까지는 이 숲을 빠져나가고 싶다고 달렸지만, 생각한 이상으로 출구가 멀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계속 걸어가 겨우 출구가 보였던 그 때였다.

 

아아아아아아악!!

 

순간 몸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의 포효가 숲에 울려 퍼졌다.

놀란 새 무리가 앞다투어 하늘로 도망친다.

모든 털들이 곤두설 정도의 포효에 그의 발도 멈춘다.

동물의 소리인가 하고 주변을 둘러보지만 아무것도 없다.

바람 소리가 그렇게 들린 것뿐일까, 하고 가슴을 쓸어 내려 다시 걷기 시작하려는 그를 향해 무언가가 질풍처럼 쫓아왔다. 풀을 좌우로 밀어 헤치고, 나무들을 꺾으며 똑바로 오는 그것, 그를 보자 또 으르렁거렸다.

이번에는 눈에 살의를 가득 담아서.

 

아아아아아아악!!

 

!

 

허리가 빠져버린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

그건 가엾은 사냥감을 앞에 두고 찬란하게 빛나는 두 개의 붉은 눈동자와 타는 듯이 곤두선 갈기였다.

귀가 찢어질 정도의 바람 소리와 땅이 부서지는 소리가 거의 동시에 들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라고 그가 말했다.

기분이 들었다, 라는 것은, 그가 그곳에서 기절해버렸기 때문이지만.

행운인지 괴물은 그에게서 흥미를 잃어, 그 자리에서 떠났다고 한다.

눈을 떠보니 주위는 어두운 밤.

쓰러져 있던 곳 바로 옆에는 예리한 뿔로 찔렀다고 생각되는 자돌 자국.

그걸 본 그는 목숨 건진 것에 감사하며 흩어진 짐들을 모아 허둥지둥 그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고 한다.

 

숲에는 괴물이 살고 있다.

거리에 널리 알려지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곰이나 뭔가라고 우습게 여기던 자들도 숲에 들어가자마자 괴물에게 모든 무기가 잘게 잘라져 퇴산했기 때문이다.

숲 입구에는 폴리스 라인이 쳐져, 드디어 우리들, 아이돌 히어로즈에게 출동 요청이 들어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우리가 자랑하는 최강 두 명, 츠무기와 유리코가 나가는 걸로 되었지만, 끼어드는 형식으로 내가 출격했다.

괴물의 정체에 나는 어렴풋이 눈치 채고 있었다.

현장에 남은 자흔, 괴물의 특징.

그리고 괴물이 출현했을 쯤에, 나한테만 온 익명의 편지.

괴물의 정체가 정말로 예상대로의 인물이라면, 이 사건에 막을 내리는 것은 나뿐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아무리 츠무기와 유리코가 최강이라고 해도, 줄리아와 츠바사가 숨기고 있던 잠재력을 해방한다고 해도, 아카네가 괴인의 모든 것을 조사해 그 힘을 봉살한다고 해도.

끝낼 수 있는 것은 분명, 나뿐.

폴리스 라인을 빠져나가 넓은 장소 중앙에 서서, 숨을 크게 들이 쉬었다.

그리고 복부에 힘을 넣어 키네틱 파워를 방출한다.

이른바 먹이다.

반드시 온다. 이건 예상이 아닌 확신.

이윽고 예의 포효가 숲 안쪽에서 울려 퍼졌다.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500m, 400, 300.

상공에서 월광과 함께 포효하는 소리가 내린다.

예리한 첫 공격을 가볍게 받아넘겨 괴물의 팔을 잡아 내던졌다.

괴물은 땅에 내동댕이치기 전에 슬쩍 그 몸을 옆으로 돌려 착지했다.

 

역시 너였구나. 오랜만이야, 코토하.

 

짙은 붉은 색의 긴 머리가 은하수처럼 선뜻 밤바람에 나부꼈다.

짙은 녹색 잎이 몇 장 달라붙은 그 머리는, 큐티클도 빠져 보기만 해도 무참할 정도로 병들어 있다.

매끈매끈했던 피부도 긁힌 상처자국 천지에, 흙먼지로 더럽혀져서.

눈만이 찬란하게 빛나, 나를 응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분명, 숙적이었던 나도 몰라보겠지.

 

당시 일본 지부 총수, 타나카 코토하가 이 모양일 줄은, 울 거 같네.

 

, 데스트루도, 일본 지부 총수, 타나카, 코토하. 세계에, 파괴와, 혼란을!

 

그녀는 이 대사를 기계처럼 반복하고 있다.

코토하가 아직, 일본 지부 총수였었을 때. 나는 코토하와 몇 번이나 주먹을 겨뤘다.

어떤 때는 상공에서, 어떤 때는 해상에서.

몇 번이나 반복했던 공방 끝에, 승부는 내가 이겼다.

하지만 나 혼자의 힘으로 그녀를 쓰러트린 것이 아냐.

유리코가 그녀의 움직임을 애뮬릿에 기억시켜 힘을 빌려준 덕분에 그녀를 쓰러트릴 수 있었다.

사실은 내 힘으로 코토하와 결착을 짓고 싶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제멋대로를 말할 수 있는 힘 같은 건 없었다.

평화를 위해. 사람들을 위해.

그렇게 자신에게 변명을 해서, 싸워서.

그 후로 몇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그 때의 꿈을 꾼다.

 

세계에, 파괴와, 혼란을!

 

모처럼 너와 만날 수 있다니까, 단벌옷을 입고 왔는데. 분명 모르겠지.

 

눈앞에 있는 것은, 코토하이면서 코토하가 아니다.

타나카 코토하는 그 날, 확실히 내 눈앞에서 소멸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가, 데스트루도가 멸망한 이 세계에서 그녀는 되살아나버렸다.

그것도 최악의 형태로.

같은 것은 겉모습뿐. 지금의 그녀에게는 이성 같은 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녀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데스트루도 일본 지부 총수라는 것과, 타나카 코토하라는 이름뿐.

그녀가 가진 고상함은 먼지 한 톨 남아 있지 않다.

코토하의 모습을 한 무언가가 그녀를 연기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

말하자면 정교한 모조품이다.

지금의 나에게 맞추어 다시 만든 제복 인헤리트 소울을 입고 온 것도, 너와 하는 데이트에는 이것 밖에 없잖아, 라고 생각한 거였는데.

헤어스타일도, 그 때와 똑같이 하고 왔다고?

여성스러움 높네, 라고 칭찬해줘도 괜찮다고?

 

시작할까. 네가 기다리고 있던 건 나야. 들리지 않아도 알잖아? 아이돌 히어로즈, .

 

이쪽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던 그녀가 겨우 반응을 보였다.

느린 동작으로 허리에 찬 데스트 레이피어를 뽑아, 칼끝을 이쪽으로 돌렸다.

 

아이돌, 히어로즈!

 

그것도 가짜지. 그럴게 진짜는 여기 있으니까.

 

그래. 지금 내 허리에는 칼집에 넣어진 데스트루도가 차있다.

코토하를 만나기에, 데스트루도 본부 지하에서 빼돌린 것이다.

하지만 이걸 쓸 생각은 없어. 그럴게.

 

너와의 승부에 쓰는 건, 역시 이것 밖에 없잖아!

 

오른 주먹에 키네틱 파워를 수습한다.

네가 벚꽃보라처럼 아름답다고 칭찬해 주었던 옅은 분홍빛 힘.

 

으아아아아악!

 

짐승 같은 도약으로 베려고 덤벼드는 그녀를 피한다.

데스트루 인자의 투쟁 본능이 그렇게 하고 있는 걸까, 그녀의 육체가 파괴의 기억을 기억하고 있는 걸까.

어느 쪽이든, 거친 공격이다.

하지만 무섭지 않아. 어느 것도 간단히 피할 수 있다.

그 때의 네 일격이 상당히 무서웠어.

 

안 되겠네. 이러고 있으면 옛날 일만 잔뜩 생각나 버려.

 

처음에는 가볍게 받아넘겨졌을 뿐이었다.

그게 분하고 너무 분해서 필사적으로 트레이닝을 했었지.

머지않아 따라붙어 갈 수 있도록 되어서, 서로 싸울 수 있게 되어서.

코토하도 좀처럼 부서지지 않는 나를 마음에 들은 건지, 일부러 지명해 주었던가.

히어로로서, 말해선 안 될 말이지만.

 

즐거웠어.

 

, 좀 더, 이렇게 싸우고 싶다고 생각했어.

주먹을 때려 박아 넣는 것, 칼끝을 들이대는 것.

그게 그 때 우리들에게는 I LOVE YOU 대신으로, 달이 아름답네 라는 말의 대답이었다.

히어로와 악의 총수. 할당된 역할 속에서 필사적으로 마음을 전했었지.

 

언제였었지, 내가 물은 적 있었잖아? 만약, 히어로 같은 관계가 아니라 평범한 친구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너는 생각해 봤자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라고 말했지만. 겨우 그 의미가 알았어. 생각할 거까지 없이, 분명 사이좋았겠지.

 

그녀의 눈은 나를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고 있지 않다.

하늘이 하얘지고 있다.

한밤의 데이트도 슬슬 끝낼 시간이다.

가열한 공격을 손쉽게 처리하여, 업어치기의 요령으로 그녀를 공중에 내던졌다.

이런 때, 당시였으면 선뜩한 일격이 날아왔겠지, 라고 공중에서 자세가 무너진 그녀를 보며 생각한다.

 

있지, 코토하. 어떤 모습이든 간에, 너와 만나서 기뻤어. 그 때는 혼자선 이길 수 없었지만, 그 후로 잔뜩, 잔뜩 단련해서 지금은 내 힘으로 쓸 수 있게 되었어. 그러니까, 받아줘!

 

우리들의 무대 막을 내리는 것은, 이 기술 밖에 없다. 오른 주먹에 피는 분홍색 꽃다발.

영웅에게 계승되는 필승의 일격.

 

키네틱 펀치 빅토리.

 

그 날과 같이.

깊이 파고들은 다리, 휘두르는 주먹. 코토하의 몸을 꿰뚫고, 하늘로 떠오르는 키네틱 파워.

다른 건 내 키가 그 때보다 조금 커진 것과, 네 마음속에 내가 없다는 것.

 

, .

 

내 팔 끝에서 코토하가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우리들을 비추는 듯이 아침 햇살이 얼굴을 내민다.

아아, 이 풍경이다. 언제나 둘이서 본 풍경은 정의도 악도 관계 없이, 세계를 새하얗게 물드는 아침빛이었다.

빈 왼손으로 그녀의 등을 문질러 준다.

역할을 끝내, 드디어 잠드는 그녀의, 큰 것 같지만 작은 등을.

 

잘 자, 코토하. 악몽은 이제 끝났어. 그러니까, 마음 편히 잠들어.

 

「…. , .

 

왜 그래, 코토하. 잘 안 들려.

 

고개를 숙이고 있었던 그녀가, 고개를 든다.

 

고마워, 코우사카, 우미.

 

, 기억이.

 

짙은 붉은 색 눈동자에, 내 얼굴 명확히 비쳤다.

표정도, 아까까지 보였던 짐승 같은 그것이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일에 움직이지 못하는 내 앞에서 그녀는 아침햇살에 녹듯이 사라져갔다.

사라지는 찰나, 그녀의 얼굴이 내 얼굴에 조금 포개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꿈이 아니, .

 

또 봐, 코토하.

 

한 번 크게 기지개를 피고, 숲 출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무 사이에서 불쑥 얼굴을 내민 자가 있다.

 

냐하핫! 히어로가 외박이라니, 안 되겠네~!

 

잠깐, 이상하게 말하지 말라고. 이 편지 보낸 거 너잖아?

 

어라~, 들킨 건가. 역시 우미.

 

그녀의 이름은 토코로 메구미.

데스트루도 간부로서 코토하의 측근.

코토하가 소멸한 후, 꽤나 눈엣가시였던가.

그녀는 그때와 변함없는 미소로 다가오고 있다.

 

길 잃은 여자 아이가 숲에서 울고 있어요, 도와줘요! 히어로님! 이라니. 필적과 표현을 봤더니 너라고 바로 알아챘어.

 

한숨을 섞으며 치근치근한 시선을 보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고 천역덕스러워 하고 있다.

 

역시, 나와 우미는 이심전심? 랄까나~!

 

그녀의 태도에는 언제나 컨디션이 안 좋아진다.

적당한 바위에 기대어 건네진 캔 커피를 입에 대자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실로 일부러라는 듯이 놀라고 있다.

 

그거 블랙이었는데 마실 수 있게 됐잖아~. 우미도 어른이네~!

 

뭐 그렇지. 나도 23살이라고? 훌륭한 어른이야. 여성스러움도 점점 높아지고 있으니까!

 

이야아, 우미도 참. 넥스트 닮아서, 멋쟁이 다 되었네~!

 

자랑스레 가슴을 피고 있었던 나였지만, 메구미의 말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확실히, 올해 밸런타인은 신인 직원에게서 껴안을 수 있을 정도의 초콜릿을 받았는데.

컴백, 내 여성스러움.

 

네가 전선에서 나왔다고 들었을 때는 놀랐지만. 잘 하고 있는 거 같네? 하지만 역시, 너는 그 제복이 잘 어울려!

 

그래. 히어로즈와 데스트루도의 전투가 끝나도 우리들은 히어로 졸업을 하지 못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자꾸만 나오는 위협과 싸워, 계속 세계를 지키고 있다.

한편 나는 마이티 세일러즈에서 내려왔다.

제멋대로인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코토하와의 싸움 이상으로 나를 부추기는 것은 없었다.

지금은 리오 씨, 넥스트의 뒤를 따라 후배 육성과 사령관 흉내를 내고 있다.

내가 선택한 길이라고 해도, 리오 씨처럼 잘 안 된다.

그래서 이렇게 칭찬받으면 그 상대가 누구든 간에 솔직히 기쁘다.

부끄러운 듯 뺨을 긁는 것을 보고 메구미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러고 보니, 길렀던 머리카락 잘랐었지~. 모처럼 아름다웠는데 무슨 심경의 변화야?

 

. 발원 같은 거 였으니까. 그 때 길이까지 잘랐어.

 

~. 그 모습을 보니, 소원은 이뤄진 거 같네.

 

싱글벙글 웃고 있는 그녀에게 뭐 그렇지, 라고만 대답을 하고 커피를 입에 댔다.

그러자, 그녀는 싱글벙글 짓고 있었던 미소에서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머리를 숙였다.

평소 모습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그녀의 모습에 당황해져 버린다.

 

왜 그래 갑자기! 너답지 않게.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사실은 코토하 일, 우리들이 어떻게든 했어야 했어. 하지만, 내가 약해서 싫은 일 부탁해 버려서.

 

싫은 일, 이라는 건 코토하를 소멸시킨 걸 말하는 거겠지.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숙이고 있는 작은 머리가 떨고 있다.

나는 차분히 그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개를 번쩍 든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겨우, 그녀도 울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깊어졌다.

 

괜찮아, 메구미. 나야말로 코토하와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므으으! 젠장~, 코토하도 너도 서로에 관해지면, 그런 표정 짓는 다니까~! 질투해 버릴까나~!

 

뭐야 그거.

 

그녀의 재담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버렸다.

그걸 개시로,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큰소리로 웃었다.

그때는 서로 으르렁거리던 상대였는데, 지금은 이렇게 농담을 말할 수 있다.

 

하아~, 오랜만에 만나서 좋았어. 이렇게 웃은 것도 얼마만일까. , 아쉽지만 슬슬 갈게.

 

등을 돌리고, 눈부신 아침햇살을 주시하는 그녀였지만, 크게 한 번 기지개를 피고 돌아보았다.

 

꽤나 분주하네. 좀 더 느긋이 가는 게 어때?

 

아냐, 나도 그러고 싶은 마음은 산더미지만, 가야지. 코토하와 엘레나가 기다리고 있어.

 

그렇게 말하고 그녀도 코토하와 마찬가지로 아침햇살에 녹아갔다.

그녀의 표정을 보니, 나는 전우로서 그녀의 힘이 되었겠지. 그렇게 믿고 싶어.

혼자 남겨진 나도 다시 한 번 더 기지개를 켜고 아침 해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허리에 찬 데스트루도가 철그렁철그렁 소리를 냈다.

이건 묘비 대신이다.

그녀들이 살아있었던 증거로서 소중히 보관하는 거다.

더 이상, 이걸 필요로 하는 자가 나타나지 않길 빌면서.

 

, 한숨 자고 나면 오늘 하루도 힘낼까~!

 

숲에는 괴물이 살고 있다. 그것도 이젠 옛날이야기.

그리고 숲에 있던 것은 괴물 같은 게 아니다.

평화로워진 이 넓은 세계에서 미아가 되어버린 여자 아이였다.

나는 그 아이의 친구니까 배웅하러 간 것뿐이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이건 아이돌 히어로즈의 이야기도 아니고, 데스트루도나 네메시스의 이야기도 아니다.

, 코우사카 우미가 친구와 재회하고, 지난날의 청춘을 상기한.

그저, 그것뿐인 이야기이다.

 

 

오늘도 다시, 하루가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