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과 인간, 만남과 이별

2020. 5. 17. 21:07글/밀리

* 風上

* 死神と人間、出会いと別れ


Twitter에서 「#사신카렌쨩」이라는 태그를 봐서 썼습니다.
사신 카렌쨩과 간호사 후우카 씨의 이야기입니다.
짐작하신 대로 생각합니다만, 사람이 사망하는 묘사가 있으므로, 알려드립니다.
(이런 건 뭐라고 말하면 될까요? 2차창작도 극중극도 아닌 듯한……)
부디 Twitter에서 「#사신카렌쨩」태그도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후우……」

 

 담당 환자의 환자식을 정리하여, 겨우 업무가 일단락. 지금부터 휴게실에서 잠깐 휴식을……

 

「…………」

 

……」

 

 엉겁결에 발을 멈췄다. 뭔가가 있어. 긴 복도 끝에, 전신이 검은 사람의 모습……?

 

「……, 분명 이 근처에……」

 

 경각심인가, 호기심인가, 나는 천천히 다가갔다. 작은 목소리로 뭐라고 중얼거리는 그 그림자는 잘 보니 여성이다. 검은 로브와 검은 베일에 감춰진 아름다운 금발과, 마찬가지로 검은 옷차림에 비치는 병적일 정도로 하얀 피부. 그 손에는 반짝이는 날을 갖춘 거대한 낫………… ?!

 

, 잠깐! 뭘 하고 계시는 건가요!?

……?

 

 병원 복도이긴 하지만, 참지 못하고 큰 소리를 내버렸다. 검은 옷차림의 여자는 그 목소리에 돌아보아 눈이 맞았다. 경계하면서도 빤히 쳐다보니 여자는 한 발 한 발 뒷걸음질 친다.

 

, 당신, , , 제가…… 보이는…… 건가요?

보이고자시고, 이런 곳에서 그런 눈에 띄는 모습 하고 있으면! …………?

 

 여자는 나를 보고, 놀란 표정을 하면서 내가 보이나라는 묘한 질문을 했다. 그 말대로 나에게는 제대로 그 모습이 보이는데요, 라고 질문에 답하니 여자는 또 뒷걸음질 쳤다.

 

, 어쩌지…… 그런……」

 

 눈에서는 눈물이 나올 것처럼 보였다.

 

 

 

「……사신?

…… 사신, 이에요……」

 

 사람 눈에 띠지 않는 휴게실로 장소를 옮긴다. 도중 몇 명의 의사나 환자와 마주쳤지만, 내 옆을 따라 걷는 그녀에게 반응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카렌이라고 이름을 댄 그녀는 사신이라고 자칭하기에는 너무나도 겁이 많은 성격이어서, 솔직히 아직 사진이라는 단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그 사신 씨가 병원에 왔다는 것은…… 역시……」

, , 머지않아 수명이 다하는 인간 씨가 이쪽에……」

 

 사신, 이라고 말하면, 예를 들면 해골 같은, 아니면 유령 같은 무서운 용모를 상상했다, 하지만 어떤가, 눈앞의 자칭 사신은 얼핏 봤을 때는 인간과 별다르지 않은――그 복장과 무기를 빼면―― 평범히 젊은 소녀다. 인간 씨, 라니 말투도 귀여워.

 

그런 것이므로, 저는 슬슬 가야해요

그렇구나…… 나도 일하러 돌아가야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그녀는 정중하게 머리 숙여 인사한 후에 뛰어가는 기색으로 떠났다.

 

 

 그날 밤, 이 병원에서 한 명의 환자가 암으로 인해 돌아가셨다고 들었다. 조용한 한밤중에서, 다시 그 아이와 만날 수 있으려나, 라고, 신중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버린 자신이 있었다.

 

 

――――――――――

 

 

 간호사로서 병원에 근무하고 있으면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이별하게 된다. 이건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으로 진지하게 마주 볼 필요가 있다, 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은 죽음에서 도망칠 수 없어, 다른 의미로, 죽음은 인간에게 가장 평등하게 주어지는 것이다. , 토요카와 후우카는 매일, 죽음에 의해 한 가지의 이별과--

 

, 제가, 사후 당신의 영혼을 떠맡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의 재회를 다하였다.

 

 이게 처음 만난 게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만약 그랬다면 나는 어떤 반응을 했었을까, 최악에 나 자신이 이 병원에 신세를 졌을지도 모른다.

 

. 그럼

 

 검은 옷차림으로 몸을 감싼 소녀는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에게 몇 번 말을 걸고서, 그 몸 위에 손에 든 낫으로 자세를 취했다.

 

 머지않아 생체정보 모니터에 표시되어 있는 수치는 작아져, 주치의는 손목시계에 눈을 돌린다. 눈물을 흘리며 감사나 이별의 말을 전하는 유가족 분들. 역시 나 이외의 누구도, 바로 옆에 있는 검은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커다란 낫이 천천히 그 몸에 가까이 다가간다. 그러나 그 낫은 시체도, 침대도 가르지 않고 빠졌다. 그건 너무나도 불길한 광경으로, 눈앞의 사람이 사망했다는 것을 현실 이상으로 알기 쉽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녀는 낫을 다시 원래 위치로 돌려놓고, 천천히 병실 출구를 향해 걸어 나간다. 나는 그 조용하고 덧없는 옆모습을 무의식중에 눈으로 쫓고 있었다.

 정말로, 이 세상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것이라고 형용해야 할 아름다움이었다. 실제로 그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 내 시선이 신경 쓰여서 이쪽 향해서 눈이 맞−−

 

와아앗?!

 

 새하얀 얼굴을 약간 붉히면서, 비명을 지르며 뛰어 올라 엉덩방아를 찧은 그녀를 보고, 조심성 없어 보이지만 미소가 흘러나온다. 후훗, 비명을 지르고 싶은 건 이쪽일 텐데.

 

 

죄송해요…… 설마 보고 있다고는 생각 못해서……」

괜찮아. 카렌쨩도 일인 거잖아?

 

 처음 만나고서 약 일주일 후, 무슨 인연인지 아니면 기구한 운명인지, 나는 카렌쨩과 재회해,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기에 이렀다. 그녀 말로는, 그녀는 최근 이 지역을 담당하게 되었다. 죽기 직전 이외의 사람에게 모습이 보이게 된 건 내가 처음이라고 한다.

 

그럼, 저는 이걸로……」

? 벌써 돌아가는 거야?

저 같은게 이쪽에 있어도 불길하니까요……」

 

 검은 옷에 금발벽안인 화려한 겉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약간 높고 떨려 앙증맞은 목소리의 그녀는, 그 몸에는 약간 거대한 낫을 들고, 급한 듯이 떠났다.

 

 

――――――――――

 

 

 그 후로, 그 아이와 만나게 되는 것은 2개월이 지났다. 이 지역을 담당하는 사신이 다른 사신으로 바뀐 걸까, 아니면 그 아이를 볼 수 없게 되어버린 걸까, 나는 겨우 두 번 밖에 만나지 않은 그녀를 보지 못해, 조금 외롭게 느꼈었다.

 

하아……」

 

 병실 창으로 밖을 보며 무의식중에 한숨을 내쉰다. 외로움을 느끼는 건 그 아이를 만나지 못했으니까, 만이 아니다. 2개월간에, 내 생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오늘도 나는 이 익숙한 병원에서 매일을 보내고 있다.

 

 

 간호사로서가 아니라, 환자로서.

 

 

 변화는 갑작스러웠다. 지금부터 2주 정도 전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기지개를 킨 후에, 자신의 발로 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한 것을 듣지 않는 자신의 몸에 초조해지면서도 어떻게든 움직이는 양 팔로 자택을 기어 돌아다녀, 휴대전화로 구급차를 불러 평소 근무하던 이 병원에 반송되어 입원하기에 이렀다.

 원인불명의 기병이었다. 마음 짚이는 것은 있냐고 물어, 사신과 만나 이야기 했다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하지 못했지만, 달리 마음 짚이는 것도 없다. 지금도 대부분 하반신 불수 상태, 완치될 가망은 보이지 않았다.

 멀리 떨어진 집에 사는 부모님은, 이 일을 전화 했더니 당황해서 병문안을 와 주었지만 거리가 거리여서 그리 빈번히 올 수도 없다. 딱히 친구라고 불릴 사람도 없고, 혼자서 생활하고 있었기에 다른 병문안을 오는 사람도 없어서 내 병실은 언제나 조용했다.

 

 

저기…… 토요카와 후우카 씨, 지요?

 

 

 나는 마음 어딘가에서 손꼽아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귀에 남아 있는, 이 높은 목소리를.

 

오랜만이야, 카렌쨩

 

 검은 베일, 검은 로브, 금발의 장발, 다른 사람이라고는 볼 수 없다.

 

후우카 씨,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보석 같은 푸른 눈으로 내 눈을 응시하며 그녀가 한 말은, 상상을 뛰어넘는 말이었다.

 

 

사신이 되어 주시지 않을래요?

 

 

 

사신을……? 내가?

. 당신에게는 그 자질이 있어요

 

 그녀 말로는, 내 사신의 자질, 그것은 죽음을 보는 힘이라고 한다. 사람의 죽음 그 자체인 사신의 존재를 나만이 인지할 수 있던 것은 그 힘이 있어서, 대개는 사신이 가지고 있는 힘이라든가.

 자각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 납득은 못하였지만, 이렇게 일부러 사신이 되어 달라고 말하러 와 줬으니까 거짓말은 아니겠지.

 

그치만, , 지금은 입원해 있는데, 또 이렇게 사람이고……」

…… 그게……」

그게?

후우카 씨, ……이대로라면, 죽어버려요. 규칙으로 언제까지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가까운 시일에

 

 …………그건 ……먼저 말해 줬으면 했네.

 

그런가……, 죽는 구나

, 그러니까…… , 저와 같이

 

 직업상이려나, 자신의 죽음을 말해주러 왔을 텐데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다. 그저 자신이 죽는 다는 것에 실감이 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말야, 미안해. 카렌쨩, 나는 있지, 사신은 되지 않아

? ……, 그치만 후우카 씨는

알고 있어. 이제 별로 안 남았다는 거

 

 삶에 대한 집착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그녀의 말이 거짓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나는 있지, 간호사로서 여러 사람들을 봐 왔어. 입원해서, 물론, 건강하게 되어서 퇴원한 사람도 있지만, 돌아가 버리신 사람도 있었어. 환자분이 임종하실 때, 유가족 분들은 다들 고마워라고, 말했어

후우카 씨……」

 

 내 뺨에 따뜻한 물의 감촉이 전해져서, 그녀도 원래부터 가늘었던 눈을 더욱 가늘게 뜨고 있었다.

 

아마, 돌아가신 분도, 같은 걸, 전하지 못한다고 해도 다들 알고 있어. 그러니까, 있지. 나도, 임종까지 인간으로서. 짧아도, 인생을 다 하고 싶어서

 

 그렇게 말하고서, 다시 병실은 침묵이 감쌌다. 이게, 내 진심의 전부였다.

 

알겠습니다, 후우카 씨

 

 내 이야기를 듣고 결심한 표정을 한 그녀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다시 올린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탁해도 돼?

부탁……인가요? 어떤 건가요……?

 

내가 죽을 때는 카렌쨩, 네가 맞이하러 와 줄래?

 

「……, !

 

 

――――――――――

 

 

 그 날은, 그로부터 일주일도 지나지 못하고 찾아왔다. 병실이 아닌 새까만 공간에, 나와 카렌쨩 두 사람만이. 여기는 분명 꿈속인가, 주마등같은 것인가.

 

정말로, 괜찮은거죠

.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아

 

 자신의 표정은 모르겠지만, 카렌쨩은 무언가를 결의한 표정을 하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제가, 당신의 몸과 영혼을 분리해 인수하겠습니다

 

 잘 부탁해. 라고 대답하였더니, 카렌쨩이 미소 짓는 것을 마지막으로 시야가 희미해져서 아무것도 감지하지 못하게 되었다.

 고마워, 아버지, 어머니. 걱정해준 친구들, 동료인 간호사분들, 그리고 카렌쨩도.

 만약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또 만나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