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 이문

2020. 7. 7. 16:56글/밀리

* みずきちP

* 狐の嫁入り異聞


아리따운 레이니 브라이드 가샤 SSR 시라이시 츠무기에 이야기를 붙여봤습니다. 카오리 씨는 기모노가 어울릴거라 생각한 바입니다. 언제나 이상으로 망상 성분 많은, 옛이야기로 되어 있습니다.


 

음력 6월쯤이었다.

도읍지로 이어지는 강변 거리에, 짤랑, 짤랑, 거리는 방울 소리가 울린다.

카랑카랑한 방울 소리를 모시며, 조용히 도읍지로 향하는 행렬이 있다.

등롱을 손에 든 무녀 뒤로, 시로무쿠에 와타보우시를 입은 여성이 따라간다.

그녀의 뒤에는, 몬츠키하카마나 기모노를 입은 자들이 똑같이 더디게, 더디게 따라 갔다.

아무래도, 어느 귀한 집 아가씨의 출가인 것 같다.

허나, 그 각시 행렬은 적이 기묘하였다.

우선 각시를 제외한 참렬자는 모두 흰 여우 가면을 쓰고 있어, 어느 누구도 그 표정을 짐작할 수가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비.

모처럼 좋은 날에 어쩜 불운한이라고 생각했으나, 비가 내리고 있는 것은 행렬 주위 뿐.

그것도 해가 떠있는 푸른 하늘에서, 마치 천개처럼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 증거로, 강을 사이에 둔 맞은편 거리엔, 빗방울이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 행렬을 배웅하는 마을 사람들의 이마에는, 땀이 흠뻑 벨 정도로 좋은 기후였다.

행렬보다 앞서가지도, 늦지도 않고 뚝뚝 떨어지는 비는 길과 나무를 적셨다.

초화도 그녀의 출가를 축복하고 있는 것인가, 그녀가 길을 걷을 때마다 수국과 꽃창포가 꽃을 피워, 가는 길을 물들였다.

강 건너에 사는 현세의 인간은, 절대로 간섭할 수 없는 이계가 강을 경계로 펼쳐지고 있다.

그건 참으로 신비하며, 아름다운 광경이었다고 한다.

 

저건은 여우의 출가인가. 참으로 좋은 것을 보았다. 오래 살 일이다.

 

도읍지에서 온 여행 상인은, 그 아름다움에 호오, 하며 감탄의 한숨을 쉬었다.

행렬의 끝이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다.

 

드디어 이 날이 왔구먼.

 

아아, 다행이다, 다행이야.

 

그 끝을 배웅하는 마을 사람들은, 입을 모아 축복의 말을 건네고 있다.

그 눈동자는 마치 내 자식의 출가를 배웅하는 듯이, 외로움과 기쁨을 섞은 것 같은 빛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모습에 상인은 글쎄,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본래, 여우의 출가는 사람에게 보여 져서는 안 된다고 한다.

비도 행렬을 감추기 위해 내리는 것이라고.

허나, 이 출가는 사람이 많이 다니는 가도를 지나고 있다.

일부러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처럼.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말했다. 이 날이 왔다, .

무언가 알고 있는 걸까. 옆에 있던 노야에게 물어 보았다.

 

여보시게, 어르신. 마을 사람들은 저 출가를 축복하듯이 보입니다만, 무언가 알고 계시는 지요.

 

아아, 물론이요. 저건 변두리에 있는 수호신의 숲에 사는 백호, 츠무기 님의 출가네. 오랫동안 사랑한 사람인, 사쿠라모리 님에게 이제야 출가하셨다네. 우리들도 츠무기 님과 그 일족에게는 몹시 신세를 져서 말이네. 그러니 이렇게 출가를 배웅하며 축복하는 걸세.

 

상인은 몹시 놀랐다. 사쿠라모리라고 하면 이름이 널리 알려진 무사 집안이었기 때문이다.

토요카와, 바바, 모모세, 키타카미, 미우라와 비견하는, 도읍지에선 이름을 모르는 자가 없는 명가다.

아무리 수호신의 숲을 다스리는 백호의 총대라고 할지라도, 그녀와 사쿠라모리는 신분 차이가 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상인에게는 의아한 점이 있었다.

 

그런데. 분명 사쿠라모리라고 하면.

 

아아. 그건 말일세.

 

 


 

 

노야가 들려준 이야기는, 이런 것이었다.

 

그건 음력 913일 밤에 있었던 일이었다.

사쿠라모리 님께선 저택의 정원을 시종도 붙이지 않고 걷고 있었다.

달빛에 유혹된 것처럼 때로는 조용히, 때로는 부랴부랴 진정되지 않는 상태로 걸었다.

사박, 사박, 거리며 낙엽을 힘껏 밟는 건조한 소리가, 그저 달밤에 울려 퍼진다.

그리고 가끔 멈춰서는 달을 올려다 봐, 그 아름다움에 호오, 하며 감탄의 숨을 내쉰다.

비취 같은 눈동자가, 반짝이며 달빛에 빛났다.

정원에 뻗은 참억새의 이삭을 가을바람이 살짝 어루만지고 있었다.

무심코 몸을 움츠릴 정도의 바람이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다시 조용히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 정원의 중간, 연지에 놓인 주홍 다리 위에 멈춰서니 숨을 작게 들이마신 후 바람에 탄 것처럼 노래하였다.

노랫소리는 때로는 조용히, 때로는 힘 있게.

솟아나는 샘물처럼 천천히 궁궐 안에 가득 차서 마침내 넘치듯 숲으로, 하늘로 뻗어나갔다.

사쿠라모리 님은 사람들 사이에선 노래를 사랑하는 규수로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그녀가 노래를 하면 새가 지저귀며 벌레가 울어 가락을 맞추고 초목이 갈채를 보내는 식으로, 사람뿐만 아니라 천지조차도 넋을 잃고 듣는다고 한다.

그녀는 매일 밤, 기후가 좋은 날에는 이렇게 정원 가운데에서, 비 오는 날에는 툇마루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며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다. 이렇게 한 곡을 부르고 후우, 하고 작게 숨을 내쉰 그녀의 귀에 폭폭하고 박수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엇인가 주위를 둘러보니, 정원에서 키가 제일 큰 소나무 밑동에 백호가 한 마리, 작은 앞발로 열심히 박수 치며 찬사를 보내고 있었다.

남빛 눈동자가 사쿠라모리의 규수를 포착하고 있다.

 

어머, 새끼 여우야. 그대는 내 노래에 박수를 보내주었구나. 기쁘구나.

 

사랑스러운 모습과, 자신의 노래를 기뻐해 준 것에 감사를 보이려, 다가가는 규수.

여우는 모습이 보였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건가, 자기 키의 배만큼이나 세로로 뛰어올라 서둘러 그 자리에서 도망치려고 하였다.

그러나 소나무 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져 버렸다.

다쳤는지 당장 일어서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가련하다고 생각한 아가씨가 곁으로 다가가니, 작은 앞발을 필사적으로 휘두르며 그녀에게서 멀어지려고 했다.

앞발에는, 천천히 피가 배어 있어 아파보였다.

실제로 백호는 앞발을 휘두를 때마다 고통에 얼굴을 찡그렸다.

 

, 새끼 여우야. 그렇게나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단다. 괜찮아, 잡아먹진 않을 테니.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짓자, 사쿠라모리의 규수는 품에서 연고를 꺼내어 여우의 앞발에 발라 주었다.

그리고 천을 꺼내어 상처에 감아 주었다고 한다.

 

, 이걸로 괜찮단다. 이것에 질리지 말고 다시 들으러 와다오.

 

달을 등지고 미소 짓는 사쿠라모리 님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서, 백호도 무심코 넋을 잃고 있었다.

그러나 번뜩 정신이 들고선 감사 인사를 할 겨를도 없이, 숲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그 후로 한동안, 백호는 정원에 나타나지 않았다.

무섭게 해버렸나, 하고 사쿠라모리 님은 몹시 쓸쓸하게 생각하고 있었더니, 어느 날 밤 한 명의 소녀가 그녀를 찾아왔다.

 

계십니까, 계십니까, 사쿠라모리 님.

 

무녀 옷을 입고 있던 소녀는, 사쿠라모리 님을 보자 작게 고개를 숙였다.

허나 그 머리에는 짐승의 귀가 두 개, 하늘을 향해 나있었다.

사쿠라모리 님이 눈을 동글게 뜨고 있더니, 소녀는 방울이 울리는 듯한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하였다.

 

이 전에는 도와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감사 인사도 못한데다 도망쳐 버린 것은 대단히 죄송하였습니다. 저는 수호신의 숲에 사는, 백호이옵니다.

 

그렇게 말하고 다시, 작게 고개를 숙이니 금야의 달빛처럼 연한 남빛 머리카락이 바람에 산들거리며 흔들렸다.

 

아버님께 말씀 드린 바, 사쿠라모리 님께 꼭 감사를 드려야겠다고 말씀하셔서, 오늘 이렇게 찾아뵈었사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거참, 신기한 일도 있군요. 감사라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아니요, 그렇게 해서는 저희들의 마음이 편해지지 않습니다.

 

아니요, 허나.

 

두 사람이서 문답을 반복하고 있었지만, 어찌해도 백호는 물러나지 않을 것 같다.

사쿠라모리 님은 잠시 머리를 짜내다가, 머지않아 뭔가 생각난 듯 손뼉을 쳤다.

 

그대, 귀명을 여쭈어도 되겠소?

 

, 소개가 늦었사옵니다. 저는 츠무기라고 하옵니다.

 

츠무기. 좋은 귀명이군요. 그럼 백호, 츠무기여. 내일 밤부터, 그대의 사정이 좋을 때여도 괜찮습니다만, 정원에 와서 함께 노래를 부르지 않겠습니까? 감사를 하고 싶다면, 부디.

 

, 그런. 정말 그걸로 괜찮으신지요?

 

. 그 날, 그대가 노래를 듣고, 기뻐해주었던 것이 몹시 기뻤습니다. 물론, 무리하게 말하진 않겠사옵니다만.

 

, 그렇진. 저야 말로, 부디.

 

이렇게 다음 밤부터 백호, 츠무기가 사쿠라모리 님의 저택을 찾아오게 되었다.

두 사람의 노랫소리는 바람을 타고 도읍지에 울려 퍼져 그것을 들은 모두를 몽환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츠무기가 방문하고 오래 된 어느 날 밤의 일이다.

그 날도 한 곡을 부르고, 달을 바라보던 두 사람이었으나, 츠무기가 어딘가 이상하다.

이따금 사쿠라모리 님을 빤히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칠 거 같으면 바로 얼굴을 피한다.

오늘은 그 반복이었다.

 

무언가, 제 얼굴에 묻어있나요?

 

아니요, 그렇지는.

 

츠무기의 귀도 꼬리도, 하늘을 향해 꼿꼿이 서있다.

하얀 눈 같은 뺨은 새빨갛다.

그 모습을 보고 미소 짓는 사쿠라모리 님이었으나,

 

사쿠라모리 님이 너무나도 아름다우셔서. 넋을 잃고 보았사옵니다.

 

라는 츠무기의 말에, 이번에는 자신의 뺨이 물들어졌다.

 

어쩜. 참으로.

 

기모노 소매로 얼굴을 감추고 있었으나, 사쿠라모리 님의 뺨에도 다홍색이 묻어 있었다.

 

처음 귀하의 노래를 들으러 찾아왔을 때부터. 노랫소리뿐만이 아니라, 귀하의 아름다움에도 마음을 빼앗겨버렸사옵니다.

 

두 사람의 긴 머리카락이, 하늘에 흐르는 은하수처럼 살랑살랑 밤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저는 귀하의 아내가 되고 싶사옵니다.

 

남빛 눈동자가 열뜬 것처럼 울먹인다.

그때까지 조용히 츠무기의 말을 듣고 있던 사쿠라모리 님이었지만,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취 눈동자가 마찬가지로 울먹이고 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존하는 동생 같은 존재였습니다. 허나,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저에게도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츠무기, 저도 존하와.

 

두 사람은 그 후로도, 밀회를 거듭하였다.

사쿠라모리의 규수는 여우에게 홀려있다

도읍지에 소문이 퍼지는 데에,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무슨 일이냐고 아버지께 추궁당한 아가씨는, 츠무기와의 밀회를 직접 밝혀, 그녀를 아내로서 맞이하고 싶다고 알린 것이었다.

츠무기도 사쿠라모리 님의 허가를 받기 위해, 연일 발 빠르게 저택에 다니고, 몇 번이나 쫓겨나도 아가씨와 함께 머리를 계속해서 숙였다.

안 된다고 좀처럼 허락해주지 않던 사쿠라모리 님이었으나, 밀어준 것은 아가씨와 사이가 좋은, 토요카와, 모모세, 바바, 키타카미, 미우라의 아가씨들이었다.

연일, 번갈아 찾아와서 여아와 함께 설득을 하는 그녀들에게, 결국 츠무기아의 결혼을 허락했다, 라는 이야기라고 한다.

 

으음.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두 사람의 만남을 노야에게서 듣고 난 후 상인은, 납득이 갔다.

 

사람도 짐승도 남자도 여자도, 상대가 누구건,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구나.

 

이미 각시 행렬은 저 멀리, 안개 저편으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 때, 도읍지에서 노랫소리가 희미하게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이건 사쿠라모리 아가씨의 노랫소리다, 사랑하는 각시가 길을 헤매지 않게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사람들은 소문을 냈다고 한다.

꿈을 꾸는 기분으로 그 노랫소리를 들으며, 이미 작은 점이 된 각시 행렬을 배웅하고 있던 상인이었으나,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밭을 갈고 있던 젊은 남자, 어린이를 데리고 있었던 아가씨, 방금 전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노야마저,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그저 강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올 뿐이었다.

 

거참, 이건 여우에게 홀리기라도 한 건가?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서 그는 다시 다음 목적지를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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