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은 무언가를 갈망하며 손을 뻗었다

2020. 6. 14. 03:41글/밀리

* azarea

* 死神は何かを求めて手を伸ばす


사신 시노미야 카렌이 다시 유행했으면 좋겠네……


 

사신.

그 말에 어떤 이미지를 가질까.

좋은 이미지를 가지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없겠지. 거대한 낫, 해골, 검은 복장.

예로부터 죽음의 상징이며, 두려워했던 것.

그런 이름을 나는 듣고 있었다. 아니 받은 건가, 누구에게서 받은 건지, 그런 건 더 이상 생각나지 않는다. 애당초 생각하려고 하지도 않았던가.

내 진짜 이름을 불리는 일은 없다.

나에게 말을 거는 사람도 없으며, 내가 말을 걸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드물게 들리는 회화 속에서 불리는 사신이라는 이름만이 내 안에서 반응하여, 계속 남는다.

그 말대로다.

모르고 내가 만졌던 양친은 자살했다.

모르고 내가 만졌던 친구는 살해당했다.

모르고 내가 만졌던 고양이는 치여 죽었다.

모르고 내가 만졌던 꽃은 시들어버렸다.

내가 만진 생명이 있던 것은 전부 죽었다.

그러므로 사신.

나는 사신이다.

그런 사신을 세상에 내비 둘 수는 없어, 나는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떨어진 산에 건축된 연구시설 일각에서 생활하고 있다.

여기에 온지 벌써 몇 년이 지났을까, 이젠 그런 것도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불만을 품은 적은 없다. 원한다고 말한 것은 기본적으로 비품으로서 조달해주고, 나오는 식사도 무정하긴 하지만 결코 맛이 없는 건 아니다.

연구대상으로 협력하는 대가로 의식주는 보장되어, 더욱이 오락도 늘어서 있다. 이 이상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이렇게 계속해서 살다, 언젠가 죽겠지.

이게 내 인생이다.

하지만, 어느 날 그런 내 인생관은 너무나 간단히 부서져버렸다.

새로 연구소에 들어온 한 인간에 의해.

이름은 토요카와 후우카 씨. 내 건강상태 등을 관리해 주는 의사의 서포트, 즉 간호사.

그런 그녀는, 나를 사신이라고 말해 주지 않았다.

버렸을 터인, 잊어버렸을 터인 이름을 불러 주었다.

그녀와 있을 때만은, 나는 인간이 되었다.

시노미야 카렌이라는 한 명의 인간으로.

그래서 나는, 욕심쟁이가 되어 버렸다.

인간으로서의 내가 눈을 떠버린 것이다.

나는 인간이라고, 시노미야 카렌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는 더 이상 사신이 억누를 수 없어, 나는 인간과 사신의 사이에 끼여 꼼짝 못하게 되었다.

그런 내 마음은 누구도 알지 못해, 변함없이 사신이라고 불려져 후우카 씨만이 카렌쨩이라고 불러 준다.

후우카 씨는, 마치 독이다.

상냥하게, 천천히, 내 마음을 침식해가는 독.

안 된다고 알고 있어도 이렇게나 기분 좋은 것에는 저항할 수 없다.

나는 도대체, 어떻게 되어버리는 걸까. 이대로 독에 침식되어 죽어버리는 거라면, 차라리 그것이 낙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 오히려 죽여 버리는 건 나일지도 모른다.

만져보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해버리니까. 그 따뜻함을 손에 잡아보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해버리니까.

하지만 만지면 끝. 그 따뜻함은 사라져 없어져, 남는 것은 그저 차가운 무언가. 그것은 내 안에 영원히 계속해서 남는다.

이런 거였다면 차라리 만나지 않는 게 좋았을 텐데.

「……카렌쨩?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뒤돌아본다.

후우카 씨는 걱정하는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뭔가 고민이라도 있어? 나여도 좋으면 상담에 응해줄 텐데……」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 다가온다. 나에게 닿으면 죽는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

「…, 저기, 너무 다가오면…」

괜찮아, 잘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나와의 거리를 좁혀간다. 그렇다, 후우카 씨는 그렇게 나에 대해 모르고 내 안으로 들어온다.

그러니까 나는, 이 사람이 미워서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나는 이 사람이 좋고 좋아서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후우카 씨는 역시나, 이런 내 마음 따윈 모른 채로 나에게 다가온다.

나 있지, 카렌쨩에 대해 뭐든지 알고 싶어. 그러니까 알려 주지 않을래?

어째서, 나 같은 거에 그렇게 웃어줄 수 있는 걸까. 다가와 주는 걸까. 나는 사신인데, 어째서.

그런 생각이 입에서 새어나온 건지, 후우카 씨는 조금 곤란한 얼굴을 보였지만, 바로 다시 웃었다.

확실히 그런 힘을 가지고 있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카렌쨩은 카렌쨩. 그렇잖아?

어째서 후우카 씨는 그런 말을 간단히 말할 수 있는 걸까. 분명 나는, 그 말을 계속 원했던 것이다.

내 안에서 무언가가 녹는 소리가 난다.

지금까지 쌓여있던 나쁜 것이 녹아, 안에서 무언가가 나타난다.

나는 손을 뻗는다.

사신의 힘 따위 필요 없어.

나는, 나는……!

, 저는…… 더 이상, 사신이 되고 싶지 않아요!

내 손이 후우카 씨에게 닿았다.

후우카 씨는 그걸 뿌리치려 하지 않고, 받아 주었다. 그 위에 손을 얹어주었다.

카렌쨩은 사신같은 게 아니야

나는, 그 말을 믿는다.

후우카 씨는, 나를 믿는다.

나는 더 이상, 사신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