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2. 18:45ㆍ글/밀리
히어로즈 세계선의 우미와 코토하로 발렌타인.
우미 러브인 코토하 총수, 좋네요 (뇌내설정)
오랜만의 비번이어서 거리에 나갔더니 활기차구나, 하고 느낀 것이 첫 인상이었다. 최근 들어 매일같이 싸우고 있었더니 감각이 이상해진 건가 근심하다가 거리에 붙여져 있는 『발렌타인 데이』 광고들을 보고 과연, 하고 납득했다.
라고 말해도 우미에게 있어 발렌타인은 인연이 없는 기획이어서 별로 흥미도 생기지 않는다. 주려고 생각하는 상대도 없으니까 어쩔 수 없다. 소위 말하는 『우정 초콜릿』으로 동성에게 받았던 적이 없진 않지만 그때마다 화이트 데이에 돌려주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이런 걸 유리코나 츠바사 앞에서 말했다간 낭만이 없다고 야단맞을 것 같은데.
모처럼이니까 아버지에겐 사 드릴까 하고 번화가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던 그 때였다.
「우미 씨, 죠……?」
갑작스럽게 불려 뒤돌아보니 그곳에는 모르는 여성이 있었다. 카츄샤가 잘 어울리는 상냥한 분위기의 미인이라는 것이 첫 인상이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얼굴을 보아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은 지인일 것 같은데.
「죄송합니다, 누구신가요」
내가 일방적으로 잊고 있었을 뿐일지도 모른다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말하였다.
만약 한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면 마이티 세일러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 그러나 인식 소외 효과를 가지고 있는 애뮤릿이 있는 이상, 자신이 마이티 세일러라는 것은 히어로즈의 관계자 이외에는 알 수 없다.
그런 나의 타인을 대하는 듯한 태도를 보고 뭔가 납득한 듯 눈앞의 그녀는 눈에 손을 얹고 콘택트렌즈를 때어낸다.
「후훗, 그러고 보니 인식 소외. 그런 걸 저도 걸고 있었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보인 붉게 물든 눈동자를 보고 눈앞의 그녀가 누구인지 깨달았다.
「코토하…… 총수……‼」
갑자기 나타난 숙적을 앞에 두고 나는 임전 태세를 취한다. 비번이라고 방심하여 최소한의 장비밖에 가지고 있지 않는 이 상황에 데스트루도 총수를 상대로 하는 것은 솔직히 부담스럽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키네틱 파워를 오른팔에 담았더니 그녀는 개의치 않다는 듯 웃었다.
「후훗, 비번일텐데도 그 대응력. 역시나 마이티 세일러네요」
「뭐가 목적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은 여기서 내가 쓰러트린다」
「정말이지, 위험하네요. 오늘은 별로 싸우려고 온건 아닌데 말이죠」
그녀의 너무나도 의외인 말에 긴장을 풀어 키네틱 파워를 해제해 버린다. 아차, 하고 그녀의 태도를 보지만 전혀 공격을 해오지 않는다. 정말로 싸울 생각은 없는 걸까.
「아무래도 전투태세는 해제해 준 것 같네요. 현명한 판단이에요.」
그리 말하면서 보낸 것은 조소를 닮은 박수. 즉 지금의 나와 진심으로 싸워도 이길 자신이 있는 거겠지. 분하지만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하며 얼굴을 노려보니 변함없이 즐거운 듯이 그녀는 혼자서 웃고 있었다.
「오늘 만나러 온 건 별 다른 것 없어요. 이거에요 이거.」
표연한 태도로 준 것은 귀여운 붉은색 포장지에 감긴 작은 상자…… 게다가 오늘이라는 날을 활기차게 만드는 물건, 발렌타인 초콜릿이었다.
「하아!?」
나도 모르게 얼빠진 소리를 내며 놀란다. 왜? 그녀가? 나에게? 머릿속에서 차례차례 떠오르는 의문이 처리되지 않는다, 그런 모습을 보며 눈앞의 그녀는 즐거워하는 눈치였다.
「후후, 제가 주는 선물로 곤혹한 거 같네요. 귀여워요」
「아니, 어떻게 생각해도 의미 불명이잖아…… 앗, 알았다. 이거 독 넣은 녀석이다. 독살 할 생각이었지」
비교적 맞는 것이 아닐까 하고 자신의 대답을 그녀에게 말했더니, 「좀 더 재미있는 말은 못 하겠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불쌍한 듯이 나를 쳐다본다.
「그런 걸로 당신을 죽일 순 없잖아요…… 앗, 그래도 당신을 농락하기 위해 미약을 조금 섞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거, 버려도 되려나?」
「후훗, 농담이에요」
농담이에요, 하며 비웃어도 그녀를 도대체 믿으라고 하는 건가. 차라리, 힘껏 던져 되돌려주는 편이 시원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발렌타인 초콜릿을 힘껏 쥐려고 팔에 힘을 준다. …… 하지만, 아무래도 그걸 실행에 옮길 생각은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후훗, 호인인 당신이니까 진심으로 거부할 수는 없죠?」
마치 내 마음을 꿰뚫어 본 듯한 그녀의 말에 이를 악문다.
그래, 이걸 무애하게 하는 건 나로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히어로니까.
설령 숙적으로부터 넘겨받은 거라고 해도 내 자존심이 그것을 용서 못한다.
「……알겠어. 먹을지 안 먹을지는 두고 받아 줄게」
「고마워요. 이래 뵈도 저 꽤 기뻐하고 있어요」
다음엔 전장에서, 일방적으로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인기척이 사라진다. 뒤돌아보니 이미 그녀는 없었다.
……정말이지 의미를 모르겠어. 갑자기 나타났다고 생각했더니 초콜릿을 넘기고서 어딘가로 가버렸다.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휴일을 최악인 기분으로 망해 버렸다는 것뿐이다.
어쩐지 재미없어진 나는 번화가에서 등을 돌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이거, 일단 화이트 데이 때의 답례 준비해야하는 거려나.
오른손에 쥐고 있는 초콜릿을 보며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로 호인이구나 하며 웃었다.
'글 > 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범인 나나오 유리코 1화 (0) | 2020.03.13 |
---|---|
미오 「쿠사나기 세이란에게 장난 치자」 (0) | 2020.03.13 |
시즈카 「저어어어얼대로 싫어!」 (0) | 2020.02.25 |
일그러진 정의 (0) | 2020.02.25 |
『그 쪽』으로 (0) | 2020.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