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21. 16:22ㆍ글/밀리
어제 개최되었던 ISF05, 스페이스에 발을 옮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무료 전단지 뒤에 적혀있었던 덤 이야기입니다.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알림 소리가 울렸다. 아버지의 손이 멈춘다.
「안 봐도 돼?」
「다 먹고 나서도 괜찮아. 전화가 아니니까 급한 것도 아니고」
「그런가. 유리코도 완전히 사회인이구나」
아버지는 감회가 깊게 말했다. 그렇게 과장되게 안 해도 될 텐데 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계속해서 씹었다.
「그래서, 이런 계절에 심령방송이었나?」
아버지의 검은 젓가락이 푸드 팩의 새우튀김을 잡았다. 썩둑하는 소리는 없었다. 내가 반찬을 사고 돌아올 때 아버지가 일에서 돌아올 때까지 1시간 이상 지났으니 어쩔 수 없다.
「응, 무서운 체험을 한 가지 말하지 않으면 안 돼」
나도 새우튀김의 정 중앙을 젓가락으로 잡았다. 촉촉한 튀김 가죽은 맥없이 구부러졌다. 잡은 장소를 기점으로 머리와 꼬리가 늘어져, 정말로 새우등 상태가 됐다.
오랜만에 아버지와 둘만의 저녁식사. 어머니는 옛 친구의 장례식에 갔다.
「그런 책도 읽잖아?」
「표절은 기가 죽으니까…… 실제 체험이란 건 몸이고」
「나한테 묻는 건 괜찮아?」
「아버지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라는 도입은 괜찮다고 생각해」
「그렇군……」
「게다가 아버지 괴담 특기잖아」
「그런가?」
「축제에서 돌아갈 때 했던 거, 잊어버렸어?」
「기억나지 않네ー……」
아버지는 일부러인 듯 머리를 긁었다.
내 안의 축제 기억. 그 날 아버지는 어째선지 돌아가는 길에서 괴담을 들려주었다. 고양이 영혼이 나오는 폐옥이나 차례차례 사람이 떨어지는 맨션. 이야기도 잘했다. 어렸던 나는 너무 무서워서 도중에 일어설 수 없게 되어서, 결국 아버지가 어부바를 해줘서 돌아왔다. 너무 울어 지쳐서 자버린 사이에 집에 도착했던 건 기억한다. 그 때 뼛속까지 차가웠던 감각은 아직도 트라우마다.
「앗」
「왜 그래?」
「축제라고 하니까 이상한 체험을 했던 적이 있었네」
아버지는 새우튀김의 꼬리를 입에 넣었다. 아드득아드득 소리가 울린다.
「괴담?」
「괴담……이려나? 유리코도 관계있으니까 방송에서 쓸 수도 있을 걸」
「나랑 관계있어?」
아버지는 크흠하고 헛기침을 하고서 차를 마셨다.
「유리코는 옛날부터 바로 자신의 세계에 들어가거나 하잖아?」
「뭐어…… 응」
「그래서 축제에서 떨어진 적이 있었잖아」
「언제 적 이야기?」
「언제랄까, 거의 매번」
「그렇게나였나?」
응응 이라고 아버지는 끄덕인다.
「그런데 말야, 어떻게 해도 못 찾은 적이 한 번 있었어. 미아센터에도 없었고. 난처해서 집에 있던 엄마에게 전화를 했었어. 그랬더니……」
「……그랬더니?」
「『방금 혼자서 돌아왔다』라고」
「그런 적 있었나?」
「응. 나도 이상하네 생각하고 집에 돌아왔어. 그랬더니 침실에서 평범하게 자고 있어서 놀랐지」
아버지는 술술 추억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언제 적인지 전혀 기억이 없다. 새우튀김 마지막 한 개를 자신의 접시에 옮기고 이야기가 계속되는 걸 기다린다.
「그래서, 다음 날에 어떻게 집에 돌아왔냐고 물었어. 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해?」
「기억 안나」
애초에 혼자서 축제에서 돌아왔다는 기억이 없으니까, 아버지가 말한 다음 날이 언제 적 일을 말하는 건지조차도 예상이 안됐다.
「아빠에게 어부바했다고」
「──어?」
「이상하지?」 라든가 「이거 쓸래?」 라고 아버지는 말하지만 묘하게 목소리가 멀어서 들리지 않아. 어부바해줬던 축제날은 기억한다. 그건 한 번 뿐이다.
「얼굴색 안 좋은데? 괜찮아?」
간신히 들린 말에 나는 응 하고 한 번 크게 끄덕인다.
「시간이 지나서 기름이 산화 된 걸까나」
그렇게 말한 아버지는 빈 푸드 팩과 접시를 들고 일어섰다. 나도 작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하고 젓가락을 두었다. 두었지만 불가사의는 풀리지 않은 채. 머리는 무거운 그대로. 피는 차가운 그대로.
──나에게 괴담을 말해준 건, 도대체 누구.
「아까 괴담, 어땠어?」
부엌에서 들려 온 아버지의 질문에 대답하려 할 때 다시 알림 소리가 울렸다.
스마트 폰의 화면을 확인한다.
메시지의 내용은 『또 늦을 거야』。
발신인의 이름은, 아버지.
「저기, 어땠어?」
'글 > 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P 「미즈키는 인기 많구나」 (0) | 2020.02.21 |
---|---|
메구미 「……별명?」 (0) | 2020.02.21 |
키스의 날이라고 알게 된 날 (0) | 2020.02.21 |
시즈카 「시호가 술 취했다」 (0) | 2020.02.21 |
밀리마스 아이돌에게 「달이 아름답네요」를 말하게 해보았다 (0) | 2020.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