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5. 22:30ㆍ글/밀리
* すのぅ
* 犯人七尾百合子 第二話
주의・당신의 아이돌이 죽습니다.
책상에 앉아 노트를 핀다.
물론 공부할 생각은 아니다. 숙제가 나온 것 같지만 내일 누구한테 빌리면 되겠지.
그것보다도 지금 해야 할 것은 반성회이다. 지난번에서의 안나쨩 살해. 도대체 어디서 잘못 된 걸까. 생각할 필요도 없이 원인은 명백하다. 탐정 상대로 그런 날림범행을 행하다니.
「그래도 탐정이 나온다니 듣지도 못했고……」
더해서, 기껏해야 고등학생이라고 깔본 것도 좋지 않았다. 모 핫○리도 모 김○일도, 세간을 놀라게 하는 명탐정은 모두 고등학생이지 않은가. 고등학생이면서 탐정이라고 자칭할 정도니, 이만저만한 자신감일리 없다.
그러니까 다음은 방심하지 않는다. 깔보지 않는다.
애시당초 안나쨩을 죽인 것에서 손을 뺀 것이 실수였다. 내 전신전령 120%로 안나쨩을 묻는다. 단순한 살인은 아니다. 나나오 유리코 역사 최대의 예술작품을 만든 것 이다.
우선 트릭을 짜자. X데이인 안나쨩의 생일은 아직 1주일 이상이다.
다 읽은 15권의 문고본을 반납박스에 넣는다.
그 뒤로 5일. 뭔가 참고되지 않을까 하고 추리소설을 찾아봤지만 이거다 하고 오는 게 없었다.
투석기를 이용한 원격살인이나 세탁기를 이용한 밀실 등, 일반 여중생으로선 흉내 낼 수 없다. 기껏해야 얼음이나 실을 이용한 밀실이 겨우다.
그러나 그것도 괜찮진 않을까 하고 생각을 고친다. 사용하기엔 오래된 고전적인 트릭을 얕봐서는 안 된다. 사용함에 따라 완전범죄도 가능한 것이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오늘 밤은 보름달이다.
「츠키미 우동……」
뻐끔거리면서 중얼댔다. 입으로 말해서 깨닫는다. 아아, 나는 지금 츠키미 우동이 먹고 싶은 건가. 먹자.
바로 스마트 폰을 꺼내 근처에 우동 가게가 없나 검색한다.
한 곳 찾았다.
미닫이문을 열어 가게 안을 들여다본다. 저녁식사로는 늦은 시간이지만 자리는 반 정도 차있다. 그런대로 인기 있는 가게이겠지.
카운터 석에 앉아 츠키미 우동을 주문한다. 모처럼이니 곱빼기로 하자.
스마트 폰을 만지면서 기다리는데 몇 분. 보름달이 들어있는 그릇이 날라 온다. 두 손을 모아 잘 먹겠습니다, 라고 중얼거린다.
나무젓가락을 깨끗이 둘로 쪼갠 후, 보름달을 찔렀다. 노른자를 면에 얽히게 하고 후르륵 소리를 내면서 힘차게 마신다.
순간 뇌리에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동이 맛있으니까가 아니다. 아니, 맛있긴 하지만 천둥소리가 울려 퍼진 이유는 다른 것이다.
그럼 어째서 천둥소리가 울려 퍼진 건가 하면, 트릭이 번쩍이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이렇다고 생각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렴풋이 형태가 보이기 시작한 느낌이 든다.
앗. 국물이 튀었다.
면을 먹으면서 생각을 계속한다. 예를 들면, 우동으로 교살하는 것은 어떤가. 죽인 후에 먹어버리면 된다. 이른바 사라지는 흉기이다.
아니, 역시 우동으로 목을 조이는 건 무리이려나. 확실히 이 우동은 씹히는 맛은 있지만 흉기로서는 강도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흉기를 먹는다는 생각은 나쁘지 않다는 기분이 든다. 게다가 교살이라면 튀는 피도 없으니 말이다.
지난번에서는 튀는 피를 없애기 위해, 욕실에 들어간 것이 오히려 증거가 되었다. 그러니 이번에는 욕실을 사용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
교살할 때 충분한 강도가 있으며, 먹을 수 있는 것. 생각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결행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그때까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 순조롭게 범행을 할 수 있게 해 두자. 특히 저번 같은 미스는 일으키지 않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상대는 고등학생 탐정이다. 이번에는 얕보지 않는다. 이 나나오 유리코의 전신전령으로, 완전범죄를 완수해 낼 것이다.
「안나쨩, 오늘은 뭔가 좋은 냄새가 나네」
늘어진 머리카락을 빗으면서 말한다.
「그런……가?」
빗질한 머리를 세 다발로 나누어, 세 가닥을 땋는다.
「있지, 안나쨩. 나, 안나쨩을 엄청 좋아해……」
뒤에서 꼬옥 안는다. 이 체온을 두 번 다신 느낄 수 없는 건가 생각하면 서운하다.
「왜 그래? 유리코 씨, 오늘은 응석받이……네……」
「안나쨩…… 정말 좋아해.」
세 가닥의 땋은 머리카락을 목에 감아, 힘껏 조인다. 이어질 터인 「나도」 라는 답은, 「으극……」 이라는 신음 소리에 덧칠해졌다. 안나쨩은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히키코모리 생활로 쇠약해진 근육으로선 될 리가 없다. 체육 수업에서의 팔굽혀펴기가 이런 곳에서 도움이 될 줄이야.
기다리는데 몇 분, 안나쨩의 몸에서 힘이 빠져, 조금도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안나쨩이었던 것을 바라본다. 멍한 상태로 있을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현실로 돌아온다. 여기서 부터가 중요하다.
우선 경찰과 병원에 연락한다. 제 1발견자가 되는 것이다. 그 다음에 흉기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나는 용의선상에서 빠지는 것이 되겠지.
요점은 내가 흉기를 처분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부엌에서 물이 끓는 소리가 들린다. 서두루지 않으면. 경찰이 올 때까진 몇 분밖에 안 남았겠지.
안나쨩이었던 것의 머리를 들어, 그 밑에 비닐시트를 깐다. 가위로 재빠르게 머리카락을 잘라 냄비에 넣는다. 조리시계를 5분으로 조절한다.
데치는 동안 안나쨩이었던 것을 응시한다. 바라본다. 관찰한다. 쇼트 컷 안나쨩, 엄청 귀엽구나.
조리시계가 울려 퍼진다. 벌써 5분이 지난 건가.
데친 머리카락을 바구니에 넣어 찬물로 식힌다. 그것을 멘츠유에 담아 단숨에 마셨다. 맛있어. 맛없을 리가 없다.
전 날, 우동가게에서 생각한 것이 이거였다. 흉기 처분을 하면서 안나쨩의 머리카락을 만족할 수 있다. 일석이조의 명안이다.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경찰차가 도착한 거겠지.
다 먹은 식기를 싱크대에 두고, 촥 하고 물을 끼얹는다.
두 번, 세 번, 심호흡을 하고, 기분을 진정시킨다. 여기서부터의 또 다른 일이다. 나의 교묘한 화술로 경찰을 속인다. 완전범죄까지 앞으로 한발자국이다.
나타난 형사는 요시다라고 이름을 대었다. 보아하니 단역 캐릭터다. 사체 발견 시의 상황을 물어 대답한다. 벨을 울려도 대답이 없고, 자물쇠가 열려져 있어서 안을 들여다보니 안나쨩이 죽어있었다 라는 줄거리다.
다음으로 안나쨩과의 관계에 대해 물어서 전부 솔직하게 대답했다. 유일무이한 친우였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결국 흉기는 발견되지 않고, 언뜻 보아 동기도 없는 것으로 나는 일단 해방되었다.
안나쨩과 사별한 슬픔과 사람을 죽였다는 흥분으로 그 날 밤은 잠들지 못했다. 숙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런 기분은 되지 않았고 천장의 나뭇가지를 세어 보냈다.
점심시간, 빠르게 도시락을 먹고 도서실로 향하던 중에 그 여자가 나타났다.
「시라이시, 츠무기……」
눈앞을 가로막는 호적수를 노려본다.
「어째서, 저는 첫 대면인 여학생에게 눈총을 받는 건가요?」
저쪽은 몸이 기억하진 않겠지만, 이쪽은 여러 가지로 원한이 있다.
「그렇게 적대시 하지 말아 주세요. 저는 그저, 당신에게 이야기를 여쭤보고 싶을 뿐입니다.」
전세에서의 만남이 머리를 스쳐간다. 갑자기 나타난 고등학생 탐정에게 망설여, 모욕당해, 그리고 패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라. 준비도 각오도 만전이다. 무엇보다도 철벽의 흉기소실트릭이 있다. 질 요소는 없다.
자 와라 탐정. 나는 이길 것이다.
「그래서 도대체 뭘 듣고 싶으신 거죠? 경찰에게는 전부 말했는데요.」
「몇 번이든 말씀하셨겠지만, 다시 한 번 모치즈키 씨 댁을 방문하신 때부터 부탁드립니다.」
「학교를 나온 게 17시쯤이었으니, 아파트에 도착한 건 17시 반 정도라고 생각해요. 엔트런스의 오토 락은, 안나쨩에게 연락해서 열어줬습니다.」
그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초인종을 눌러도 답이 없어서 손잡이를 돌렸는데 열쇠가 걸려있지 않아 안에 들어갔더니, 실내에서 안나쨩의 사체를 발견했다.
그렇군요. 라고 시라이시 츠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안에 들어갔을 때, 무언가 눈치 챈 건 없으신가요? 가령, 값진 것이 없어졌다거나」
이것도 경찰에게 질문 받으셨겠지만, 이라고 덧붙인다.
「아니요. 딱히 신경 쓰였던 것은. 하지만 구석구석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어서, 아무것도 잡힌 것이 없다고 단언은 못합니다.」
범인은 나여서 무엇 하나 잡힐만한 것이 없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선 속옷을 빌렸었지. 이번에도 뭔가를 가지고 돌아갔으면 좋았었다.
제일 원하는 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안나쨩 그 자체다. 하지만 사체를 들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나오 씨, 괜찮으신가요?」
「뭐가 말인가요?」
「멍한 상태로 계셔서. 편찮으시다면 다른 날로 미루겠습니다만」
아무래도 트립 해버린 것 같다. 그러나 다른 날로 해준다니 상황이 좋다. 모처럼이니 말한 대로 하기로 했다.
「죄송해요. 안나쨩을 생각했더니……」
일단은 우는 시늉이라도 해두자. 프로 여배우는 언제든지 눈물이 나는 법이다.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시라이시 츠무기는 떠났다.
두 번 다시는 오지 않았으면 한다.
역시 이번에도 나타난 시라이시 탐정. 그녀에 대해 무언가 대책을 마련해 둬야 하는 걸까. 트릭은 만전이지만, 매일같이 질문 공세를 해오면 탄로 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불안 하다.
꼬르륵, 하고 배가 운다. 생각하는 것에도 에너지는 필요하다. 우선은 배를 채우는 것부터겠지.
트릭을 떠올린 그 때의 우동 가게가 머릿속을 스친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을 기대하며 다시 가 보는 것도 좋겠지.
카운터 석에 앉아 메뉴를 본다. 뭐로 할까. 튀김 우동인가, 아니면 카레 우동인가. 나베야키 우동도 버릴 순 없다.
고민하는데 몇 분. 내가 내린 답은 붓카케우동과 미니 텟카동 세트였다.
온천 계란을 깨고, 멘츠유를 끼얹는다. 가볍게 뒤섞어, 후루룩 소리를 내며 국수를 먹는다.
옷에 튄 듯한 기분이 들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우동을 먹을 때는 기세가 중요하다. 망설여서는 안 된다. 한 번의 호흡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짬짬이 텟카동을 먹는다. 맛있어.
다음으로 디저트에 고사리 떡도 먹어, 꽤나 충실한 저녁식사였다. 돌아가면 욕실에 들어가고 따뜻한 이불 속에서 자자.
탐정의 존재는 머릿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래서 어느샌가 그녀가 눈앞에 앉아있다는 것에 깨달았을 때는 입에서 심장이 튀어 나온 듯 했다. 아니, 실제로는 조금 튀어나왔을 지도 모른다.
「아, 이제야 눈치 채셨나요.」
시라이시 츠무기는 카레우동을 입에 대면서 그리 말했다.
「꽤 몰두하게 먹고 계셔서, 말을 걸을 타이밍을 잃고 있었습니다. 여기 우동 맛있네요.」
그렇네요, 라고 맞장구를 치는 것이 겨우였다.
「우동에 미니 텟카동에 디저트. 친우분이 돌아가신 직후인데도 꽤나 식용왕성이시군요. 혹시 당신은, 제가 생각할 정도로 슬프진 않으신 건가요?」
「슬퍼도, 괴로워도, 배는 고픈 거예요……」
조갈이 나고, 손이 떨린다.
우동을 먹는 걸로 같은 트릭을 번뜩인다, 라는 일은 없도록 빌고 싶다.
「실례했습니다. 식사를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시라이시 츠무기는 젓가락을 놓는다.
「조금 전, 이야기는 내일 계속하죠, 라고 말한 뒤였었죠. 오늘은 돌아가서 푹 쉬어주세요.」
말하지 않아도 그럴 것이다. 인사를 하고 발 빠르게 가게를 나갔다.
한숨이 나온다. 모처럼의 맛있는 우동이 망그러졌다. 곧바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은 들지 않아, 에돌기로 하였다.
정처 없이 비트적비트적 헤맨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저 눈엣가시 탐정을 다물게 하는 것이 가능할까.
순간 죽여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뭔가 질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안나쨩은 특별하니까 죽였다. 그 살인은 나만의 이유가 있다. 방해되니까 라는 이유로 그 탐정을 죽여 버리면, 그건 단순히 살인자이다.
어느샌가 안나쨩의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 3○6호실을 올려다보니, 커튼에 비치는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아마도 경찰의 조사가 계속되어 있는 거겠지. 쓸데없는 짓은 그만두고 빨리 돌아갔으면 한다. 어차피 아무것도 찾을 수 없을 테니까.
시선을 창문에서 하늘로 옮겨 별에 빈다.
안나쨩, 부디 나를 이끌어 주길 바래.
편의점에 가서 팥 만두를 사 집으로 돌아갔다.
범행으로부터 이틀 뒤, 또다시 시라이시 츠무기가 나타났다.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얼굴이네요. 혹시 당신은, 제가 싫은 건가요?」
물론이에요. 라고 입 밖으로 내진 않는다.
「아니요. 지쳐있을 뿐이에요」
그런가요, 라고 말하지만 돌아가 줄 낌새는 아니다. 이 세상의 탐정이란 자들은 모두 눈치가 없는 걸까. 친우를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상심한 소녀에게 질문 공세를 하다니, 제대로 된 인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얼굴에 드러났던 걸까, 미안한 듯한 얼굴로 시라이시 츠무기는 말했다.
「피도 눈물도 없다, 라고 생각하고 계시는 걸까요. 죄송하지만 이것도 범인을 잡기 위해서입니다. 당신도 친우를 죽인 인물을 밝혀내고 싶잖아요?」
범인은 나다. 밝혀내면 곤란하다.
「그래서, 뭐가 묻고 싶은 건가요? 더 이상 말할 건 아무것도 없는데요.」
「모치즈키 씨가 언제 이발을 했는가, 알고 계신가요?」
순간 심장이 멈췄다. 얼굴에 드러나지 않았을까.
「무슨 이야기인가요?」
「모치즈키 씨의 머리카락이 짧아졌었잖아요?」
「듣고 보니, 그러네요.」
목소리가 떨리는 걸 필사적으로 누르며 시치미를 뗐다.
「사실은 어떤 편의점 가게 안 카메라에 모치즈키 씨가 찍혀있었습니다만」
책상 위에 스마트폰을 두고 영상을 재생한다. 확실히 안나짱이 찍혀있다. 머리카락을 자른 것은 죽인 후이기에 당연히 안나쨩은 장발이다.
「이거, 몇 시 때의 영상인가요? 이 뒤에 이발을 하러 갔을지도 모르잖아요?」
「주변의 미용실은 이미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모치즈키 씨의 머리카락을 잘랐다고 한 인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멀리 떨어진 미용실에 갔다든가. 그 왜, 안나쨩 히키코모리고 지인이랑 만나지 않기 위해 멀리 나갔을 수도」
「가능성이 제로인 것은 아닙니다만. 그렇게까지 해서 머리카락을 자르고 싶었을까요.」
「실제로 짧아져 있었으니까, 그렇겠죠.」
「저는 범인이 자른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헤ー. 그건 생각도 못했네요.」
아마 눈이 왔다갔다하고 있을 것이다. 이 흐름은 좋지 않아. 화제를 바꾸자.
「그런데 배고프시진 않나요? 신경 쓰인 카페가 있어요.」
「혹시, 화제를 바꾸려고 하고 있는 건가요?」
놀랄 정도로 서투시군요, 라고 덧붙인다. 안되나. 거기 케이크 인기 있는데 말야.
「뭔가를 알고 있는 건 아닌가요?」
아니요, 요만큼도.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는 선량한 시민이에요. 라고 필사적으로 표정을 만든다.
틀렸어도, 「해버렸다」 같은 얼굴을 해선 안 돼.
「정말로, 조금 배가 고플 뿐이어서……」
프로 여배우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배를 울릴 수 있다고 한다. 울어라, 내 배! 지금의 나는 여배우, 나나오 유리코다.
꼬르륵…….
기도가 닿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알맞게 배가 울었다.
「……장소를 바꾸죠. 그 카페에 안내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어이없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나는 홍차와 케이크 세트, 시라이시 츠무기는 커피를 주문했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의 시간 선에서 시라이시 츠무기와 찻집에 갔을 때도 커피를 주문했던 걸 기억한다. 좋아하는 걸까. 그렇지만 흥미는 없으니 화제로 내세우진 않는다.
「그래서 어디까지 이야기 했었던가요……. 당신이 수상하다는 부분이었지요.」
처음 듣는다.
「제가 안나쨩을 죽였다……라고 말하고 싶으신 건가요?」
현기증이 온다. 어디지? 어디서 무엇을 실수한 거야?
들키지 않을 정도로 작게 심호흡을 반복하다. 얕은 건지 깊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당황해서는 안 된다. 시라이시 츠무기는 수상하다고 말했을 뿐이다. 아직 의심을 하고 있는 단계.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뭘 근거로 그런 실례인 말을?」
「현상으로서 증거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확실히 실례일지도 모르겠네요.」
역시, 아무런 증거도 없는 것이다. 안도의 미소가 떠오르는 것을 필사적으로 억누른다.
「그렇지만, 제 명탐정의 감이 고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범인이라고」
난처하게도 그 감은 맞아떨어져있다. 어떻게 해서든 얼버무릴 수밖에.
프로 여배우는 마음만 먹으면 눈물도 흘린다고 한다. 울어라, 나! 지금의 나는 여배우, 나나오 유리코다.
「너, 너무해요. 아무런 증거도 없이 제가 범인이라니. 제가 안나쨩을 죽일 리가 없잖아요……」
「정말로 너무한 건 어느 쪽일 까요?」
불쾌한 표현이다. 마치 내가 잔혹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 일면식도 없는 탐정한테 그런 말을 들을 이유는 없다.
「좋아요. 제 결백은 제가 증명합니다. 뭐든지 물어봐 주세요.」
홍차로 목을 축인다. 자 어떻게 올 거냐?
「다시 한 번, 당신이 아파트를 방문하고 나서 모치즈키 씨의 사체를 발견할 때까지를 이야기 해 주실 수 있나요.」
「17시 반 쯤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로 3층에. 곧바로 안나쨩의 방으로 갔어요.」
경찰에게도 물어 봐서, 몇 번이나 대답한 행정이다. 한 치의 빈틈도 없다.
「엔트런스는 모치즈키 씨가 열어 주셨다고 했었죠.」
「네.」
「즉, 범행은 당신이 연락하고 나서 방에 도착할 때까지의 몇 분 만에 일어났다는 것이 됩니다. 당신이 범인이 아니라면, 말이죠.」
「저는 범인이 아닙니다.」
영어로 말하면 아임 낫 범인이다.
「하지만, 그건 조금 어렵지 않을까요?」
「그럴 리 없어요. 방에 들어가 목을 조르고 나가기만 하면 몇 초로 끝나겠죠.」
「게다가 실내에는 저항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범인은 얼굴을 알고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범인이 저라는 것은 지극히 단순한데요.」
확실히, 안나쨩에게는 나 이외의 친구는 없다. 하지만 인기척을 죽이고 배후에서 습격하는 것이 있다. 친한 인물이 아니더라도 범행은 가능하다. 그렇게 주장하지만.
「안 됐지만 그 가능성은 한없이 제로에 가깝습니다.」
어째서?
「엔트런스에서 3○6호실까지, 엘리베이터를 기다린다고 해도 5분은 걸립니다. 방에 침입해, 모치즈키 씨를 살해. 그 뒤 머리카락을 잘라 처분해 방을 나온다. 5분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어째서 머리카락을 자를 필요가 있나요?」
일단 시치미를 떼자.
「저는 흉기가 머리카락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정도의 장발이라면 목을 조르는 데는 충분하죠.」
「헤ー……. 그런 건 생각도 못했네요. 그래서 범인은 어떻게 된 거죠? 경찰이 왔을 때는 나는 가지고 있지 않았었어요. 아직 발견되지 않았잖아요? 진범이 가지고 간 게 아닌가요. 어쩌면 외국에서 밀매되고 있을지도!」
「팔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당신이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처분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겠죠. 잘게 잘라 화장실에 흘러 보낸 것은 아닌가요?」
「어째서 제가 안나쨩의 머리카락을 화장실에 흘러 보내나요!」
테이블에 양 손을 세차게 내리치고 힘차게 일어선다.
주위에서 시선이 모이는 것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카페에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낸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리에 앉아, 홍차를 입에 댄다. 완전히 식어버렸다.
「몹시 화내면서 부정하시네요. 정곡이었나요?」
「아니요. 너무나도 불쾌한 폭언에 화가 났을 뿐입니다.」
진정해. 증거는 아무것도 없어. 단순히 찍어 맞출 뿐이다. 상대하지 마.
「십중팔구인걸까요.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에 숨겼는가.」
계속해서 바라본다. 이쪽도 질세라 노려본다.
「당신이라면 어디에 감출까. 내가 당신이라면……」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듯한 푸른 눈동자지만, 내 마음을 꿰뚫어 보게 내비 두진 않는다. 도대체 어디의 누가 머리카락을 먹는다는 발상에 이르겠는가. 나 정도의 녀석뿐일 것이다.
「과연. 그런 거였나요.」
납득했다는 듯한 얼굴. 무엇을 안건가 신경 쓰인다. 너에게, 이 수수깨끼는 풀리지 않아.
「화장실도 아니라면, 욕실의 배수구에 흘러 보낸 거군요. 나무를 감추려면 숲 속에. 확실히 배수구라면 일상적으로 머리카락이 흘러 모입니다. 하지만 경찰이 조사하면 자연적으로 빠진 것인지, 가위로 자른 것인지 구별은 가능합니다.」
어이가 없어서 한숨도 안 나온다.
「그러니까 전부 틀렸다고……」
「『틀리다』, 라는 것은 마치 답을 알고 있는 듯한 말투네요」
이런 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시라이시 츠무기의 눈동자가 괴이하게 빛난다.
「지금 건 다르다고 생각하는 의미로……」
「왜? 화장실도 배수구에도 흘러 보내지 않았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답을 알고 있는 범인이 아니라면, 『틀리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사소한 말실수잖아요.」
「사실은 우동가게에서 당신을 만났을 때 생각 난 것입니다만……」
머리카락 끝을 만지면서 말한다. 설마? 정말로 눈치 채고 있는 건가?
「우동처럼 머리카락을 먹은 것은 아닌가 하고」
「진심인가요. 그런 걸 먹을 리 없잖아요.」
「안색이 좋지 않네요?」
그럴 리가 있나. 우연이다. 찍어 맞춘 거다. 증거는 없어. 발뺌을 해.
「머리카락은 소화가 안 된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뭐야 그건? 소화가 안 돼?
「대량의 머리카락을 먹으면, 소화가 안 돼 뼈 속에 남는다고 합니다.」
무심코 배를 누른다.
「뼈에 남아……」
복창한다. 설마, 아직 여기에 있는 건가? 최근의 복통은 그 탓?
허탈감이 한 번에 몰려온다. 안 돼. 이건 막다른 길이야.
「자, 병원에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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