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6. 22:25ㆍ글/밀리
* Sac (ざく)
택배는 제대로 받아요.
어느 날 밤, 나는 최근 코토리 씨가 알려주신 도시전설을 모아놓은 블로그를 보고 있었다. 무서운 건 서투른 나지만, 도시전설은 전부가 무서운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이 블로그는 진상까지 참고하거나 조사를 하는 서적 느낌의 재미도 있어서, 지적호기심이 공포를 상회해 과거 기사부터 척척 읽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드디어 최신 페이지까지 다다랐다. 그 기사의 타이틀을 봤을 때, 무의식중에 나는 그 타이틀을 중얼거렸다. 들어본 적 없는, 기묘한 단어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우지비토사마……?」
그 기묘한 단어에 갑자기 흥미가 끌린 나는, 바로 기사 내용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이번에 받은 메일 중에서 특히 흥미를 느낀 “우지비토사마”에 대해 쓰려고 한다. 검색해봤지만 전혀 나오지 않아서, 메일을 주신 분과 직접 접촉해 이야기를 들었다. “우지비토사마”란 큐슈 지방의 어느 현에 존재하는 『후치무라』에 전해져 오는 도시전설이라고 한다. 듣자하니 우지비토사마란, 벌레의 집합체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만나면 그 벌레들에게 잡아먹힌다든가. 그리고 그 “우지비토사마”는,
그 이름을 입에 담은 자의 앞에 나타난다고 한다.
「엣!?」
그 한 문장을 읽은 나는 엉겁결에 입가를 누르고 모니터에서 물러났다. 기사 내용을 훑어보기 전에 “우지비토사마”의 이름을 입에 담아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평정을 되찾아, 가볍게 호흡을 하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설마……. 카시마 씨나 코토리바코도 읽어도 아무 일 없었고……. 응, 분명 괜찮아.」
지금까지 읽으면 저주받는다거나, 읽으면 그 사람한테 온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지만 실제로 내 눈앞에 그런 괴이가 나타난 적은 없다. 독자를 겁주려는 상투 수단이다. 이것도 분명 그래. 자, 계속 읽자.
―이름을 담은 자의 앞에 나타나는 걸로, 마을에서는 “오무시(벌레)님” 이나 간단히 “카미사마(신님)”라고 부른다고 한다. 내가 들은 바로는 후치무라에서 모셔져 있던 토지신의 일종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지비토사마가 모셔져 있다고 하는 사당 사진을 보았으나 토지신의 일종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봉인되어 있다고 하는 편이 맞는 듯한…….
주변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없었기에, 훗날 현지로 방문하여 세밀히 조사 할 생각이다. 그럼 또 다음 기사에서.
기사를 다 읽은 나는 「응ー」 하며 소리를 높여 기지개를 켰다. 말 그대로 「도시전설!」 이라고 하는 기사였다. 진상이 애매한 것도 그럴법하다. 그저 실제로 나타나면 무서우나, 문자정보로서 읽는 정도라면 엄청 무서운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다는 말도 있고, 어쩌면 메일을 보낸 사람이 지어낸 도시전설일지도? 무엇보다, 이 사람의 기사 중에서도 짧은 기사였다. 역시 자료도 아무것도 없어서일까?
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다시 스크롤 바에 꽤 여유가 있는 것을 깨달았다. 페이지를 조금 아래로 내려 봤다.
「어라?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어서…….」
그 때.
띵ー동.
인터폰 소리가 울렸다. 오늘은 부모님 모두 귀택이 늦는다고 해서, 집에는 나 혼자 뿐. 이 기사를 읽은 직후에 직접 나가기는커녕 인터폰을 받거나 도어 스코프를 들여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나는 그 자리에서 숨죽이고 굳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잠시 후 자동차가 출발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라? 혹시, 택배?
나는 방에서 나와 1층으로 내려가, 현관문으로 향한다. 문에 달려 있는 우편함에는 부재표가 들어있었다. 역시 택배였던 것 같다. 도시전설이 무서워서 결국 집에 없는 척해버리다니…… 집배원 씨 죄송해요.
집배원 씨에게 마음속으로 사과하고, 괴이 현상도 뭐도 아닌 걸 알아 안심한 나는 다시 내 방의 컴퓨터 앞으로 돌아가, 기사의 다음을 읽기 시작했다.
―추가.
본 기사를 쓰고 나서 실제로 현지에 가보려고 「후치무라」를 지도로 검색해 보았지만, 나오지 않았다. 폐촌인가하고 마을 이름을 검색엔진에 찾아보았지만 이쪽도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메일을 주신 분의 창작일 가능성이 높다.
「역시 창작이었구나. 다행이다…….」
나는 후우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설마, 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래저래 무섭지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이 되겠지. 솔직히 무서웠다. 집에 있으면서도 없는 척할 정도로.
―하지만, 나는 사실은 창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를 자세하게 알려준 메일 투고자 분. 이 분의 말이 너무나 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에는 창작의 가능성도 생각했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 가능성은 내 머릿속에서 안개가 낀 것처럼 사라져 가버린 것이다. 어쩌면 그는 일류 이야기꾼일지도 모른다.
조금 전, 실제로 우지비토사마의 이름을 입에 담아 보았지만, 딱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을 가미하여도 역시 창작일 가능성이 높겠지. 이번에는 재밌는 도시전설을 소개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야기에 내 기사가 미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그럼, 또 다른 기사에서 만나죠. 2015.2.27
「하ー……이번에야 말로 전부 읽었다.」
꽤나 많은 기사가 있었지만, 훌륭하게 독파해 버렸다. 독파라고 불러도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무리의 한마디 말로 보아 아직 계속할 예정이 있었던 것 같은 의사를 느꼈지만, 이 기사를 마지막으로 이 블로그는 갱신이 멈췄다. 좀 더 다양한 기사를 읽고 싶었는데…… 아쉽다.
어쨌든, 이 “우지비토사마”가 창작된 도시전설이라는 것을 알아서 한시름 놓았다. 만약 사실이라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오싹 소름이 끼치는 것 같았다. 으으, 그거에 대해서 생각하는 건 그만두자.
나는 흐려진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 마실 것을 가지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 때 다시, 띵ー동 하며 인터폰이 울렸다.
『택배입니다ー.』
이번에는 제대로 나가자……하고 생각해 나는 「네ー.」 하고 대답에 응하고서 현관으로 향한다. 무의식에 도어 스코프를 들여다보니,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라?」
『택배입니다ー.』
「어……?」
『택배입니다ー.』
나는 도어 스코프에서 눈을 떼, 현관문에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목소리의 위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처음에는 평범했던 목소리가, 지금은 나직하게 쉰 목소리로 변화하고 있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그럴게 창작이라며. 도시전설이라며. 사실이 아니라며…….
나는 작정하고, 다시 한 번 도어 스코프를 들여 보았다.
이번에는 보였다. 도어 스코프 가득, 벌레에 덮여져 녹아버린 사람의 눈동자가.
『ㅇ ㅕ ㄹ ㅇ ㅓ』
'글 > 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츠다 아리사 「뉴스 765 TV」 (0) | 2020.04.06 |
---|---|
마지막에 웃는 것은 (0) | 2020.04.06 |
메멘토 (0) | 2020.04.06 |
너의 피 따위, 원하지 않아 (0) | 2020.04.06 |
시마바라 엘레나 「프로듀서, KOTOHA가 이상HAE」 (0) | 2020.04.06 |